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다시 올라 지난해 에너지 위기를 떠오르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현지시간 16일, 국제 원자재 시장분석기업 독립상품정보서비스(ICIS) 자료를 인용해 천연가스 벤치마크 선물 가격이 이달 들어 52% 상승해 메가와트시(MWh)당 35유로(38달러)를 넘어섰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노르웨이의 주요 가스 플랜트에서 유지 보수에 따른 가동 중단이 예상보다 길어져 이전의 하락세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상품 이코노미스트인 빌 웨더번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가격 상승은 유럽 시장이 (공급) 차질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과 러시아가 에너지를 두고 대치 상태에 있던 지난해 8월 말엔 유럽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MWh 당 사상 최고치인 340유로로 치솟았다.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스코는 지난 13일 자사 웹사이트에서 당초 이달 21일 재가동 예정이었던 가스 처리 공장 한 곳의 가동중단이 다음 달 15일까지 연장됐다고 밝혔다.
다른 공장 2곳은 공정 문제로 무기한 가동 중단 상태다.
노르웨이는 지난해 유럽연합(EU) 시장에 전체 수요량의 24% 이상을 공급하면서 러시아를 대체한 최대 천연가스 공급자가 됐다.
하지만 유럽은 현재 저장시설의 73%가 차 있어 지난 5년 동안 같은 기간 평균 56%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으로, 지난해 여름철과 같은 사태는 반복되지 않을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한국과 일본의 기록적인 수준의 저장, 중국 경제의 예상보다 더딘 회복으로 인해 유럽은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위해 아시아 국가들과 또 다른 값비싼 쟁탈전을 벌일 가능성도 줄었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