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앞바다에서 80여 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 침몰 사고와 관련해 용의자 9명이 구금됐다고 현지시간 20일 AP와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리스 남부 칼라마타 지방법원은 이날 범죄조직 가담과 과실치사, 조난 유발 등 혐의로 기소된 이집트 국적 밀입국 브로커 9명에게 재판 전 구금 명령을 내렸다.
지난 14일 체포된 이들은 이날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자신들 또한 이민자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공해상에서 벌어진 만큼 그리스 법원에 관할권이 없다는 주장도 했으나 재판부가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기소 혐의가 유지돼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게 될 경우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그리스 당국은 이 사고로 수백 명의 탑승자 가운데 단 104명이 생존했고, 현재까지 사망자 82명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생존자들의 진술을 인용해 750명 안팎의 이민자가 1인당 수천 달러를 지불하고 배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당시 대부분의 탑승자는 식음료를 제공받지 못했고, 승무원에게 뇌물을 주지 않으면 선창에 남겨져 갑판에 올라가려 할 때마다 폭력을 당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그리스 해안경비대의 견인 시도로 인해 난민선이 전복됐다는 의혹과 관련한 증언도 이어졌다.
4천 달러, 우리 돈 약 515만 원을 냈다는 팔레스타인 출신 생존자는 “그리스 선박이 던진 밧줄이 우리 뱃머리에 묶였다”며 “보트가 기울기에 우리는 ‘그만두라’고 외쳤다”고 주장했다.
아내와 자녀들을 잃은 한 파키스탄인 생존자는 “(승무원들은) 우리가 일어서지 못하도록 벨트로 우리를 때렸다”며 “침몰 직전 ‘대형 선박’이 견인용 밧줄을 부착했다는 얘기를 다른 탑승자들에게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그리스 당국은 탑승자들이 구조를 거부했다며 경비대의 잘못된 견인 방식이 침몰 사고로 이어졌다는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