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미국 의회가 초당적 합의로 연방정부 업무 정지, 이른바 셧다운을 막는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는데,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권력서열 3위인 하원 의장이 투표로 해임됐다.
미국 의회 역사상 처음이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의 해임에 찬성한 의원은 216명, 반대는 210명.
불과 6표 차이였다.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이 발의된 건 지난달 30일, 매카시 하원의장이 표결에 올린 임시 예산안이 처리된 직후였다.
연방 정부 업무가 일시 정지될 수 있는 이른바 '셧다운' 위기를 앞두고 매카시 의장은 당내 강경파 20여 명의 반발을 누르고 45일짜리 임시 예산안 처리를 강행했다.
그러자 공화당 강경파 의원이 매카시 의장이 상대당인 민주당 손을 잡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며 해임 결의안을 발의한 것이다.
매카시 의장은 해임 시도에 '덤벼 봐라'며 자신감을 표했지만, 결과적으론 미국 의회 역사상 처음 투표로 해임된 하원의장이 됐다.
불과 20여 명 남짓한 공화당 내 강경파의 하원의장 해임 시도가 성공하면서, 미국 정치는 다시 요동치게 됐다.
대부분 친 트럼프 성향인 공화당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당장 임시 예산안이 효력을 잃는 40여 일 뒤 예산안을 둘러싼 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공화당 강경파가 주장하는 예산 대폭 감축이나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를 정면 돌파해야 할 처지가 됐다.
해임된 매카시 하원의장은 임시 예산안 협상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의장직에 재출마하지는 않을 거라고 밝혔다.
현재로선 하원을 이끌 뚜렷한 후보자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