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LG와 플레이오프에서 무서운 기세로 올라온 KT의 한국시리즈가 마침내 영화관까지 야구팬들이 몰리는 뜨거운 관심 속에 KT가 1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이 열린 LG의 홈구장인 잠실야구장 주변은 경기 시작 전부터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쌀쌀한 날씨에도 전 좌석이 매진된 가운데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영화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 방송을 보며, 마치 야구장 현장에 온 것처럼 한마음으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1994년 LG의 우승을 이끌었던 김용수-김동수 배터리의 의미 있는 시구가 펼쳐진 가운데 추운 날씨에 선수들이 당황한 듯 초반부터 실수를 연발했다.
가장 황당한 장면은 2회에 나왔다.
노아웃 1, 2루 기회에서 KT 문상철이 번트작전을 시도했고, LG가 민첩한 수비로 더블 아웃을 만들어 낸 뒤 3루를 노리던 배정대까지 잡아내며 한국시리즈 역대 2번째 삼중살을 완성했다.
초반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나가고 한국시리즈다운 호수비도 나오면서 경기는 2대 2로 팽팽하게 진행됐다.
그리고 9회초 앞서 삼중살의 아픔을 겪었던 문상철이 이번엔 영웅이 됐다.
담장을 맞히는 큼지막한 안타를 쳐내 1루 주자 배정대를 불러들였고, 결국, KT가 3대 2로 1차전 승리를 가져왔다.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약 74%인 가운데 오늘 2차전 선발투수로 LG는 최원태를 KT는 쿠에바스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