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소송 1심에서 사실상 패소했던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재산분할 액수를 1조 원대에서 2조 원으로 높였다.
오늘로 예정됐던 2심 첫 재판은 갑자기 연기됐는데, 이를 두고도 양 측은 공방을 벌였다.
두 사람은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 첫 해인 1988년 결혼했다.
2015년 최 회장이 김희영 T&C 재단 이사장 사이에 혼외자를 공개한 이후 이혼을 거부하던 노 관장은 2019년 이혼소송을 시작했다.
2심 재판부는 노 관장 측이 내야 하는 인지액을 34억원에서 47억 원으로 올렸다.
인지액을 기준으로 역산하면 노 관장이 2심에서 청구한 금액은 약 2조 원으로 1심 당시 1조 원대의 두 배 가까이 커졌고 청구 재산 형태도 주식에서 현금으로 바뀌었다.
SK 주가가 하락세인데다가, 주식을 분할 대상으로 삼는 건 다른 이해관계인들에게 과도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1심 판단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1심은 SK 주식은 최 회장이 결혼과 무관하게 취득한 '특유재산'이라며 현금 665억 원과 위자료 1억 원만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 관장 측은 최 회장이 동거인인 김 이사장과 혼외자에게 천억 원이 넘는 돈을 지급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2심 재판부가 법원에 재배당을 요구하면서 예정됐던 재판은 연기됐다.
이를 두고 노 관장 측은 최 회장 측이 재판 지연을 노리고 변호사를 추가 선임했다고 주장했고, 최 회장 측은 노 관장 측의 변호사 추가 선임에 대응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