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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vs루머? “최초 탄도미사일 탑재 K-핵잠수함 만든다”
  • 김민수
  • 등록 2024-08-12 10: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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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경상북도청


북한이 핵과 미사일, 재래식 군비를 크게 강화하며 위협 수위를 높여가고 있고, 국제정세도 점점 악화되면서 한국도 국방비를 증액하고 군비 증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동남부 지역, 경상북도 경주시 감포읍이라는 곳에 220만 제곱미터 크기의 대규모 과학연구 단지가 건설되고 있다. 2021년에 착공한 이 시설은 무려 6500억 원, 약 4억 7천300만 달러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해 4년에 걸친 공사로 완성되는데, 2025년에 준공 예정이다.


신라 때 왕이었던 문무대왕의 이름을 딴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분원 형태로 운영될 예정인데, 한국정부가 이곳에 이 원자력 연구 단지를 건설하는 것은 최근 차세대 원전으로 유행하고 있는 소형모듈원전, SMR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함이다.


SMR이라는 용어가 생소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름 그대로 일반적인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 안에 들어있는 구성요소들을 하나의 작은 통 안에 전부 집어넣은 작은 원자로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일반적인 원자로는 많은 양의 냉각수를 외부에서 끌어와야 하기 때문에 바다나 큰 강 주변에 건설해야 하고, 냉각 시스템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펌프 등의 부수시설이 반드시 있어야 해서 건설기간도 오래 걸리고 공간도 많이 차지한다. 그러나 SMR은 일반적인 원자로보다 핵연료 충전 양 자체가 아주 적기 때문에 노심의 붕괴열이 상대적으로 낮고, 자연대류 냉각수만으로도 충분히 냉각이 가능해 안전하다. 물론 출력이 약해 일반적인 원자로보다는 발전 단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소형화가 가능하고 이동식으로 제작이 가능하면서 사고 발생 위험성도 낮기 때문에 군사작전용이나 격오지 전력공급용, 특수목적 선박 동력원으로 각광받는다.


특히 지금은 탄소중립이 요구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각국이 경쟁적으로 SMR을 개발하고 있고, 심지어 Micro Modular Reactor라는 초소형 원자로도 만들어지고 있다.


SMR은 한 번 연료를 충전하면 적어도 10년 이상은 연료 교체가 필요 없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동이 가능하다. 이는 선박의 무한동력원으로 사용하기 용이하다는 것이고, 한국은 문무 대왕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하는 SMR 중 한 종류를 잠수함용으로 만들어서 이곳에 LBTS, 즉 지상 기반 테스트장을 만들어 원자력을 이용하는 잠수함 추진 시스템을 실험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 문무대왕과학연구소에서 핵잠수함 개발을 위한 첫 단추가 끼워진다는 것이다.


한국이 핵잠수함 도입을 추진해 온 것은 벌써 20년이 넘은 일이다. 그동안 많은 시도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유야무야 끝났다. 


한국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핵잠수함 도입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의 핵 군사적 이용에 대단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 때문에 핵잠수함 개발 사업이 양지에서 진행되지 못했다. 과거 362사업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핵잠수함 계획이 추진되기는 했지만,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오랫동안 사장됐던 한국형 핵잠수함 계획이 다시 부활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직후의 일 이었다. 당시 국방부는 <한반도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유용성과 건조 가능성>이라는 사업명 으로 핵잠수함 도입 추진에 앞선 타당성 검토 연구를 진행했다.


국방부에서 발주했지만 사업 주관은 해군본부였고, 원자력 추진 기관에 대한 연구는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한 분을 모시고 진행했는데, 잠수함 선체 건조와 추진 시스템, 전투체계나 각종 무장과 센서 부분은 국내 조선소 잠수함 건조 담당 부서, 한국전기연구원 등의 협력을 받아 진행했다.


연구 내용은 과연 한국이 핵잠수함을 개발해서 건조하고 운용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었고, 기술적, 군사적, 정치적, 법률적 분야를 분석한 결과,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핵잠수함을 만들기 위해서는 앞서 잠깐 소개한 SMR과 같은 소형 원자로를 만들 수 있어야 함. 특히 당시 연구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검토했던 것은 육상에 고정돼 운용되는 소형 원자로를 수중에서 3차원 기동을 하는 잠수함에 적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당시 연구에서는 일부 기술적 보완을 거치면 그러한 원자로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리고 이러한 원자로 동력원을 터빈, 발전기, 배터리, 추진축과 연결해 잠수함의 추진 장치를 만들 수 있는지 여부도 조선소와 한국전기연구원과의 협력을 통해 가능하다는 판단이 도출됐다.


이러한 원자로를 안전하게 격납하고 운용할 수 있는 선체, 원자로가 들어가는 만큼 대형화된 잠수함 압력선체 설계와 제작, 승조원들이 방사능에 피폭되지 않고 안전하게 임무 수행이 가능한 함 내부 구조 설계도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다시 말해 기술적으로는 핵잠수함 자체 개발과 건조가 어렵지 않고, 사업에 착수하면 지상 실험용 원자로와 LBTS 건설 및 실험, 잠수함 설계와 건조, 진수까지 10년 이내에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해서 당시 국방부와 청와대에 보고한 것이 2018년 초였는데,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음에도 이 사업이 다시 묻힌 것은 당시 청와대가 정말 핵잠수함을 추진할 의지가 없었고, 연구를 통해 도출된 이 잠수함의 전략적 가치와 위력이 북한과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정치적인 압력 때문이었다. 당시 잠수함의 대략적인 성능과 제원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군 당국과 상당히 많은 언쟁이 있었는데, 당시 청와대와 국방부에서는 한국형 핵잠수함은 순수 방어용 무기여야 하고, 공격을 위한 미사일 수직발사관은 절대 탑재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바뀌었다. 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6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화 됐고, 미국도 해군을 중심으로 한국에 핵잠수함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은 한국이 핵잠수함 보유 가부를 결정할 위치에 있는 나라다. 핵잠수함용 연료 로는 농축 우라늄을 써야 하는데, 미국이 거부하면 이 연료를 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갖고 있지 않고, IAEA의 승인 없이 자체 농축을 시도하다 적발되면 경제 제재를 받게 된다. 따라서 한국은 한국형 핵잠수함이 한국의 국가안보 강화는 물론, 한미동맹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어필하며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미국이 동의하고 지지해준다면, 한국형 핵잠 수함은 당초 언론에 발표된 2030년대 초라는 시기보다 더 빨리 나올 수도 있다.


당시 연구보고서에서는 지금 건조되고 있는 장보고-3 배치-2보다 약간 큰 4,400톤급의 선체에 5% 저농축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65MW급 원자로를 탑재한 잠수함을 제안했다. 고농축 우라늄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프랑스 루비스급과 유사한 저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고려한 것인데, 6년 사이 SMR에 대한 기술 발전이 급격히 진행됐고, 현재는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HALEU를 이용한 기술이 확산되고 있어 HALEU를 이용한 핵잠수함 건조가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HALEU는 High-Assay Enriched Uranium의 약자로 20%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의 우라늄을 뜻하는데, 이 연료를 사용하면 연료 교체주기가 10년 정도였던 5% 연료를 사용했을 때보다 3배 이상 연료 교체주기가 늘어난다. 즉, 30여 년간 핵연료 교체가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프랑스의 쉬프랑급 잠수함이 바로 이 HALEU를 연료로 사용하는데, 이 원자로는 150MW 정도의 출력을 내면서도 30년간 연료 교체가 필요 없다. 한국형 핵잠수함에 탑재되는 원자로 역시 이와 비슷한 출력과 성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SMR은 이름은 소형이지만, 격납용기 안에 원자로의 모든 구성요소가 다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격납용기 자체는 큰 편이다. 따라서 이것을 탑재하는 잠수함의 덩치도 커질 수밖에 없는데, 앞서 소개한 프랑스 잠수함의 경우 길이 99.5m, 압력선체 직경 8.8m, 수중배수량 약 5,300톤 정도로 장보고-3 배치-2와 비교했을 때 길이는 10m 길고 배수량은 25% 정도 더 크다. 그러나 한국형 핵잠수함은 다른 장보고-3 잠수함과 마찬가지로 선체 중앙부에 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이 설치되 어야 하기 때문에 이 공간까지 고려한다면 프랑스 잠수함보다는 더 큰 5,000톤대 중반에서 6000 톤대 초반의 덩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선체는 현재 잠수함에 사용되고 있는 HY100 고장력강 이상의 강재를 사용해 적어도 300~400m 수심까지는 잠항이 가능할 것이고, 원자력 동력을 쓰기 때문에 지속 잠항 능력, 즉 한 번 물에 들어가면 한 달 이상 물 속에서 매복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해군에서는 신형 잠수함에 다양한 유형의 무인 수중정 운용이 가능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한 달 이상 물 속에 숨어서 정찰용 소형 로봇 잠수정을 운용하며 북한 잠수함 기지 앞바다나 남포 앞바다에 매복할 수 있는 그러한 잠수함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잠수함은 북한의 김군옥영웅함과 같은 전략잠수함에 대한 헌터-킬러 작전은 물론, 탄도 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이용해 북한 내륙의 전략 시설에 대한 기습 타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는 강력한 성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장보고-3 시리즈는 서방 세계에서 유일한 재래식 동력 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인데, 이 핵잠수함이 탄도미사일을 싣고 등장하면 세계 유일의 탄도 미사일 탑재 공격원잠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것이다. 

 

한국은 이미 6척을 건조 중인 장보고-3급 잠수함에 사거리 500~800km급의 현무-IV-4 탄도 미사일을 탑재해 운용 중이다. 이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이지만 시험 발사에서 표적지의 중심부를 정확하게 명중시킬 정도로 정밀도가 높은 미사일이고, 회피기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이 보유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대응이 불가능한 무기다. 남포 앞바다나 보하이만에서 기습 발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발사 후 평양은 물론 베이징까지 5분 안에 미사일 탄착이 가능 해서 북한이나 중국 지도부의 위치만 실시간으로 파악된다면 그들이 대피할 겨를도 없이 순식 간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무기라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한국과 미국의 군집위성이 북한과 중국 지도부의 동선을 거의 실시간으로 추적 하고, 평양과 베이징과 가까운 해저 어딘가에 탄도미사일을 실은 잠수함이 숨어있다는 것은 북한과 중국 입장에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악몽이 될 것이다. 이러한 잠수함의 존재는 곧 억지력이 될 것이고, 이것이 북한과 중국의 경거망동을 차단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무기가 등장하려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의 지지와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 핵잠수함이라는 전략자산은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양국 공동의 이익을 위해 운용되어야 한국의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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