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파라과이를 완파하며 18년만의 8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올렸다.
한국은 6일(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 인터네셔날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후반 10분에 터진 김보경의 선제골에 이은 김민우의 연속골로 '남미의 복병' 파라과이에 3-0 대승을 거뒀다.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했던 1991년 포르투갈 대회 이래 18년만에 8강 진출을 일궈낸 홍명보호는 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6강전(7일) 승자와 오는 9일 4강 진출을 다툰다. 한국이 4강에 진출한 것은 '박종환 사단'이 출격한 1983년 멕시코 대회가 유일하다.
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 "다시는 오지 않을 이 기회를 놓치지 말자"며 필승을 다짐한 홍명보 감독은 부상 당한 오른쪽 풀백 오재석을 정동호로 바꾼 것 외에는 선수 구성 및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지 않은 채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으로 파라과이에 맞섰다.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이 깨진 것은 후반 10분만이었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이었던 미국과의 경기에서 추가골을 신고해낸 김보경이었다. 중원에서 밀어준 패스가 아크 오른쪽의 김민우에게 연결됐고, 김민우의 굴절된 슈팅을 골키퍼가 쳐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김보경이 반대쪽에서 쇄도하며 침착하게 밀어넣은 것.
선제골 이후 한국은 그야말로 술술 풀렸다. 5분 뒤에는 김민우가 미드필드 지역에서 넘어온 패스를 페널티박스 오른쪽 구석에서 수비수를 앞에 둔 채 강력한 왼발슛으로 연결하며 승부를 기울였다.
순식간에 두 골을 내준 파라과이는 파울을 한 부르고스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10대 11로 싸워야 했고, 후반 25분 박희성이 페널티박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를 172cm 단신의 김민우가 감각적인 헤딩골로 연결하며 완벽한 승리를 자축했다.
조별리그 2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던 김민우는 파라과이 상대로 두 골을 추가하며 1983년 멕시코 대회 때 신연호의 3골과 동률을 기록, 역대 U-20 대회 최다골 기록에 도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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