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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 포항 구룡포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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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9-12-07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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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해가 떠오르기 전 영일만 어부들은 삶의 터전인 바다로 향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조상 때부터 삶의 터전이면서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울고 웃던 바다...
때론 물질을 나갔다 돌아오지 않는 아비를 보낸 바다...
그 바다에는 오늘도 어김없이 갈매기는 날고 어부를 실은 조그만 통통배들은 만선의 꿈을 싣고 바다로 향한다.
 
우리나라 지도상 호랑이 꼬리처럼 생긴 구룡포...
구룡포는 해맞이 공원과 더불어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과메기가 익는 마을로 유명하다.
영일만의 푸른 파도를 안고 돌아가는 구룡반도는 마치 눈을 쓸어내리듯 하얀 포말을 만드는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새끼줄에 주렁주렁 엮여 바라보기만 해도 절로 술한잔 생각이 간절할 만큼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과메기가 익어가는 고장이다.
 
연오랑 세오녀의 애타는 사랑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덩이로 솟아올라 심장을 삼켜버릴 듯한 장엄하고도 인정이 넘치는 이곳 마을 구룡포는 잔잔한 해조음과 함께 바쁘게 그물 손질하는 어부들의 모습이 성큼 다가온다.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포항은 이제 하루만 시간을 투자해도 이 지역의 명소들은 다보고 돌아올 수 있는 여행지가 됐다.
그중에서 여름과 겨울철 포항여행의 시발점은 단연 과메기가 익어가고 구수한 냄새가 진동하는 구룡포항이다.
 
사라져 가는 어촌의 정취와 동해바다의 절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항 포구 구룡포의 앞 바다에는 올망졸망한 어선들과 기름기 줄줄 넘치는 과메기 덕장 위를 쉴새없이 배회하는 갈매기들의 모습이 조화를 이뤄 아름답다 못해 낭만 그 자체를 연출한다.
구룡포항은 거센 바다와 싸우고 돌아와 어물을 좌판가득 올려놓고 경매를 벌이는 어부들의 억센 사투리가 천연덕스럽게 어우러져 삶에 대한 뜨거운 정열과 더불어 어선, 갈매기, 그리고 사람이 한 몸으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고장이다.
구룡포가 유명해진 것은 해맞이 공원보다도 과메기의 영향이 컸다.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구수한 냄새와 함께 과메기가 익어가면서 사람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과메기는 청어 눈을 꿰어 말리던 관목어에서 비롯된 말로 쉽게 말해 꽁치 숙성회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잡히는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으나 청어 어획량이 줄면서 꽁치 과메기로 바뀌었지만 그 맛과 고소하기는 청어보다 더해 지금은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고 있다.
 
혹시 비린내가 나지 않을까? 처음 과메기를 먹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비린내가 날 것 같아 망설이지만 먹어보면 먹을수록 구수하고 담백한 맛에 반한다.
 
실파와 김 등으로 감싼 과메기를 미역이나 배춧잎에 얹은 다음 초고추장이나 된장을 듬뿍 찍어 먹으면 맛은 바로 감동 그 자체다.
 
과메기를 손질하는 아주머니, 과메기 덕장의 풍경, 이상하게 과메기 한 점에 소주 한잔 들이키면 살 속까지 파고들 정도로 시원한 바닷바람이 낭만과 감동을 선물한다.
 
옛 부터 과메기는 숙취를 해독할 수 있는 물질인 아스파라긴산과 불포화지방산 등 필수아미노산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 있다고 전해져 온다.
 
그래서인지 술을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부미용에도 좋아 먹고 나면 피부가 매끈해짐을 느낄 수 있기에 요즘은 여성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만선을 꿈꾸며 그물 손질하던 어부들의 삶의 열정과 희망이 더 신선하고 포근하게 다가오고 또 맛깔스럽게 와 닿는 이곳 바다에서 느끼는 정취는 멋 그 자체다.
 
구룡포에서 925번 국도를 타고 호미곶 해맞이공원 이정표를 따라가면 한반도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해안도로가 시작된다.
 
기분 좋은 상큼한 바다공기를 콧속 깊숙이 밀어 넣고 좌측으로 훤히 트인 바다전경을 바라보면서 달리다보면 이곳이 바로 낙원이구나 할 정도로 기분이 상쾌해진다.
호미곶 해맞이 공원은 동해에서 해가 가장 먼저뜬다고 알려져  전국에서 수많은 인파가 찾아온다.
 
영일만을 끼고 굽이굽이 가다보면 비취빛 파도가 물결쳐 흰 포말을 이루고 그 위를 오르내리며 푸른 동해바다와 하늘을 어지럽히는 갈매기들의 모습은 그냥 스쳐 지나갈 것 같았던 마음이 사라지고 멋 떨어지는 낭만의 해풍을 맛보고 가게 된다.
구룡포는 드넓은 바다를 즐기는 맛도 일품이고 나타났다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는 아기자기한 포구마을을 보는 즐거움도 더욱 정겹다.
 
또한 해돋이 명소로 알려진 호미곶은 한반도 최동단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곳으로 이곳에서 맞이하는 일출의 풍광은 동해에서 으뜸으로 새해 첫날 차가운 바닷바람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그 장관을 보려고 몰려든 사람들로 늘 북적대는 곳이다.
이곳은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한반도를 묘사한 곳으로 포효의 기상이 뻗쳐 나오는 꼬리임을 분명히 짚어낸 육당 최남선의 혜안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호미곶도 없었을 것이다.
 
아름다운 등대와 새로운 명물로 떠오른 해맞이 광장 앞바다의 ‘상생의 손’ 조형물은 마치 태양을 떠받치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다 태양이 동해바다를 뚫고 거대한 조형물 위로 뜨겁게 솟아오르면 누구라도 벅찬 감동을 느끼게 된다.
 
이곳에서 솟아오르는 태양을 보고난 뒤 호미곶 등대박물관 구경도 볼거리다.
호미곶 등대 박물관은 국내에서 등대관련 자료를 소장한 유일한 박물관으로서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유익한 장소며 또한 건축미도 뛰어나 가장 아름다운 등대로 꼽힌다.
 
구룡포에는 상생의 손이라는 조형물이 바다와 해맞이 공원에 같이 설치되어  있어 이채로움을 더해준다.
 
호미곶을 구경하고 나면 포항시내 죽도어시장을 찾아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포항의 명물인 죽도어시장은 지난 세월 포항인들의 삶의 애환이 서려있는데다 하루 세끼 때우기 어려웠던 시절 밥벌이의 현장이요 한푼 두푼모아 자식공부를 시킬 수 있었던 유일한 곳이고 또 슬픔과 기쁨, 그리고 좌절과 애한이 서린 장소로 이곳을 구경하는 재미는 솔솔하다.
 
죽도어시장 회센터, 잘 말려진 명태와 어물들, 그리고 숱한 사람들이 부대끼며 일궈온 우리의 삶터요 포항 서민들의 채취와 역사가 함께 하는 곳이 바로 죽도어시장이다.
 
경북 최대의 재래시장이자 포항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어시장은 포항하면 이곳을 떠올릴 만큼 포항의 역사와 함께 해온 명소로 꼽힌다.
 
사람이 그립고, 정이 그립고, 사랑이 그리운 우리 현대인들에게 굳이 향수를 논하지 않아도 가슴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곳 사람들의 정취에서 포근함을 느낀다.
 
포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잔잔한 감동과 향수, 그리고 낭만은 가족과 함께 떠나는 주말여행에서 느껴보는 것도 행복이며 기쁨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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