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이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열린 아르헨티나와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2차전에서 4골을 헌납하며 1-4로 패했다.
해발 1753m의 고지대에서 벌어진 경기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아르헨티나의 공세가 거셌다.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 아르헨티나의 공격 삼각편대는 한국팀 수비수 1~2명은 예사로 끌고 다녔다.
전반 17분 메시의 낮고 빠른 측면 프리킥이 박주영(AS모나코)의 발을 맞고 자책골이 되면서 한국팀은 불운의 암초를 만났다.
상대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이전 경기에서 정확했던 패스는 자주 끊겼다. 반면 테베스의 폭발적인 질주와 예측을 뛰어넘는 스루패스, 측면 미드필더 앙헬 디마리아(벤피카)의 스피드와 메시의 개인기는 한국 문전을 쉴새없이 위협했다.
전반 33분 짧은 고공 플레이를 통한 이과인의 추가골에 이어 추가시간에 이청용(볼턴)이 상대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첫 골을 터뜨려 추격의 계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31·35분 이과인이 연속골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기울었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부터 미드필더 김남일(톰 톰스크)을 투입해 공수의 맥을 터보려고 했고, 막판 이동국(전북)을 투입했지만 경기력을 마음껏 발산한 아르헨티나의 강공에 휩쓸렸다. 문지기 정성룡(성남)은 여러 차례 선방했지만 대량 실점으로 빛이 바랬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선수로 만났던 허정무와 디에고 마라도나의 지도자로서의 대결 2회전도 마라도나 감독의 승리로 끝났다.
한편, 이어진 같은 조 경기에서 그리스는 나이지리아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아르헨티나가 2승으로 조 단독선두로 나선 가운데, 한국과 그리스가 1승1패, 나이지리아가 2패를 기록해 16강 진출이 다소 복잡해졌다.
한국은 23일(새벽 3시30분) 더반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마지막 3차전에서 이길 경우 16강 진출을 낙관할 수 있지만, 비길 경우 그리스가 아르헨티나에 져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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