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선수권대회 사상 첫 메달을 노리는 로드레이스(마라톤 및 경보) 국가대표팀이 12일 오전 실전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남자 마라톤 정진혁과 경보 기대주 김현섭 등 로드레이스에 출전하는 남녀 16명의 대표 선수들은 12일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까지 1시간 30분 동안 마라톤 순환 코스와 경보 코스에서 사전 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홈 이점을 살려 대구의 무더운 날씨와 코스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것. 때문에 훈련 시간도 실제 경기 시간(경보 50km 오전 8시, 나머지 종목 오전 9시)에 맞춰 진행됐다.
9시30분 정각, 남녀 마라톤 대표팀이 경찰의 교통 통제와 안전 지원을 받아 스타트 지점인 대구 동인동 국채보상공원 종각 네거리를 출발했고, 뒤이어 남녀 경보 팀이 왕복 2km 구간의 경보 코스를 8바퀴 도는 연습 레이스를 시작했다.
‘더위의 도시’ 답게 출발하는 시점 이미 30도를 육박하던 수은주는 시간이 갈수록 치솟았고 훈련이 끝날 때쯤엔 32도를 넘어섰다. 습도가 62%에서 58%대로 떨어지고 간간히 가벼운 바람이 불었지만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질주하는 선수들은 금세 땀에 흠뻑 젖었다.
10시 25분께 여자 마라톤 팀이 목표로 한 15km 순환코스를 1 바퀴 마치자 10분 뒤 경보 팀이 16km를 주파하고 들어왔다. 마지막 30km 구간을 80% 페이스로 소화한 남자 마라톤 팀이 돌아온 11시, 모든 훈련이 마무리됐다.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대구의 무더위 속에서 실제 코스를 뛰어볼 수 있었던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남자 마라톤은 지난 2007년 오사카세계선수권에서 단체전(총 5명 중 상위 3명의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가림) 2위에 입상한 바 있다.이날 페이스메이커로 나서 1위로 골인한 케냐의 마라토너 보니페이스 엠부비(25)는 “한국선수들의 경기력이 훌륭한 수준이다. 대회코스도 아주 좋다”며 연습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자 마라톤팀 유재성 코치(52)는 “더운 날씨에 외국선수들은 적응이 어려울 것이다. 그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레이스 후반 15km지점에서 승부를 걸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가 순환코스에서 치러지는 점에 주목하며 “순환코스라 시민들이 가까이서 선수들을 응원할 수 있다. 우리선수들에게는 힘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선수들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여자 마라톤의 간판 정윤희(27)는 “습도가 높아 땀이 흘러 애로사항이 있다”면서도 “외국선수보다는 더위에 자신 있다. 국민들의 응원도 힘이 된다”고 웃었다.
여자팀은 3명의 개인기록을 합산하는 단체전을 노린다. 정윤희는 “개인목표는 10위 진입이다. 특히 단체전은 후배들의 실력이 고르게 좋아 입상을 노리고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민호 경보대표팀 코치는 “평지에서 치르는 경기 특성상 외부 변수가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홈그라운드 이점을 살리고 팀플레이로 레이스를 운영, 메달을 노리겠다”고 전했다.남자 경보의 간판 김현섭(26)은 “대회에서 더 더웠으면 좋겠다”며 홈그라운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전 국민들이 지켜볼 대회인 만큼 선수들의 정신무장도 남다르다. 경보 20km, 50km 두 종목에 출전하는 박칠성(26. 상무)은 “오사카대회에서 막판 3km를 남기고 무너졌던 아픈 기억이 있다. 아시안게임 때 역전당한 중국선수를 이번엔 반드시 이기겠다. 끝까지 쫓다보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며 집념을 보였다. 한편 이날 도로교통공단의 협조로 로드레이스 코스에 대한 안전 점검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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