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개월을 앞두고 관광업계의 고통이 더 커지고 있다. 수학여행, 소풍, 수련회 등 학교행사가 모두 취소·연기된 가운데 전세버스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식당, 숙박업계까지 이어지는 연쇄효과로 연중 최성수기에 개점휴업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더구나 국민적 슬픔 앞에 힘들다는 말조차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이서 이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지춘배 경남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전무는 “전세버스가 올스톱 됐다. 오랜 불경기로 업계가 어렵긴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을 꺼냈다.
지 전무는 올해 전세버스 운행률이 지난해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놀러가는 수요는 모두 취소됐다. 4~5월이 일년중에 최고 성수기인데 토요일과 일요일 마저도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도내에 전세버스 업체만해도 140개다. 버스는 2900대정도다. 업계 종사자만 해도 4000명 가량인데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전했다. 업체의 경우 1개월에 버스 1대 할부금 부담이 250만원(차량가격 1억5000만원 정도)에 달한다. 지 전무는 “성수기에 바짝 벌어야 비수기에도 할부금을 낼 수 있는데 부도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힘들기는 버스운전사도 마찬가지다. 적은 기본급에 건당 받는 수당을 보태 임금을 벌어갔다. 하지만 지난 1개월간 일이 없다보니 기본급만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조합은 지난 1개월간 경남지역 전세버스업계의 피해액이 최소 200억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세월호 참사로 인한 피해우려 업종에 각종 세재혜택을 주기로 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운송·숙박·여행업종에 3개월간 대출만기를 연장해 주기로 했다. 또 대출시 금리를 낮춰주고 부가세 징수를 유예해 주기로 했다. 지 전무는 “도움이 아예 안되는 건 아니지만 근본적 대책이 아니다”며 “정부가 더 적극적인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제는 어려운 여건을 적극적으로 얘기하기 조차 어려운 분위기다. 그는 “교육부가 연기된 각종 행사를 풀어줬으면 하는데 아직 실종자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이런 말을 꺼내는 것 조차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식당업의 타격도 크다. 박점규 한국외식업중앙회 경남지회 경영지원부장은 “관광지 식당은 관광객 수요가 없다보니 타격이고 도심지식당은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 타격이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같은 경우 통영이나 거제는 손님으로 가득차야 한다. 관광버스가 안가다보니 모두 한산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심지 식당도 매출이 많이 떨어졌다. 각종 행사가 취소되다 보니 단체 손님이 없다. 그나마 행사가 있어도 술을 마시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 주류 매상도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식당에서 건배사를 좀처럼 들어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숙박업은 단체 손님 위주의 숙박업소의 타격이 크다. 거제의 한 숙박업소는 “학생들을 주로 받는다. 모두 예약이 취소됐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리모델링까지 했는데 타격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전했다. 다른 업소 관계자는 “어린이날 연휴기간 반짝 손님이 늘긴 했지만 성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매출이 절반이상 떨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