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30여 년 발품 팔아 찾아낸 봉화 ‘옛 이동통신 봉수’
  • 조재성
  • 등록 2014-11-20 18:19:00

기사수정
  • - 국내 최초 우리나라 봉수 218개소 실태조사
  ©도서출판 강이

도서출판 강이에서 “우리 터 우리 혼, 오늘도 팔도가 무사하다 봉화가 전해 주네”라는 타이틀로 신간도서 ‘옛 이동통신 봉수’를 출간했다.

 

광복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정부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었던 우리나라 봉수가 한 권의 책으로 나온 것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최전방 DMZ의 도라산봉수에서 제주도 오소포연대까지 전국의 봉수대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발로 뛰며 찾아다닌 결과물이다.

 

삼국시대부터 조선말까지 국가안위를 책임졌던 우리나라 봉수는 현재 얼마나 남아 있을까? ‘옛 이동통신 봉수’에는 우리나라 봉수 218개소 중 멸실된 곳 7개소를 제외한 현존하는 211개소와 봉수의 시원지로 알려진 진해 망산도비문 1개소가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이 중에서 유적상태가 절반정도 보존된 곳은 61개소, 담장만 남은 곳이 79개소, 복원된 곳은 71개소다.

 

이 책의 저자인 최진연(61) 데일리안 관방유적 전문 기자는 카메라에 담은 봉수대 사진 400컷과 역사자료, 주변 환경 등을 토대로 소상하게 정리한 내용을 인문학적 깊이와 형식으로 책에 담았다.

 

우리나라 봉수는 시기적으로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조선말에 편찬된‘증보문헌비고’에는 남북한 통틀어 676개소가 축조됐다고 한다. 하지만 문헌에 없는 것까지 합하면 얼마가 될지 알 수 없다.

 

봉수전문 학자들에 따르면 한반도에는 남북한 통틀어 1,150여 기가 있으며, 북한에 650여 기, 남한에는 500여 기가 파악되고 있는데, 이중에서 400여 기는 지금까지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봉수는 산 정상에 축조돼 있기 때문에 실제로 조사하기란 여간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한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 유실되거나 위치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무거운 카메라장비를 둘러메고 접근이 어려운 산봉우리를 찾아다니는 것은 고행의 연속이었다며, 알려지지 않은 봉수대는 등산로가 없어 톱으로 잡목을 헤쳐 가며 길을 냈다.”고 말했다.

 

또한 “생태보호 구역이 늘면서 남해와 서해안의 봉수 주변에는 뱀들의 출몰이 많아 소름이 끼칠 정도였으며, 특히 고흥반도가 한눈에 조망되는 봉수대에는 독사가 바글거렸고, 여수지역 도서(島嶼)인 안도봉수에서는 짚단만한 구렁이와 마주쳐 혼비백산(魂飛魄散)했던 일도 생생하다.”고 했다.

 

그리고 “비 내리는 산등성이에서 방향을 잃었다가 애써 찾아냈지만 유적이 멸실돼 어이없던 때, 험준한 계곡으로 몸을 싫어 나르던 자동차가 추락하는 사고도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봉수는 새천년시대가 열리면서 수난을 당했다. 특히 전망 좋은 봉수대는 해맞이 장소로 관광 상품화가 됐고, 지자체 이벤트 행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지역의 봉수는 천편일률적으로 복원돼 봉수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거나, 타 지역 봉수축제에 영향을 받아 마구잡이로 파헤쳐지기도 했다. 유적전문가가 없는 업체가 공사를 하면서 멀쩡하게 남아 있던 봉수가 사라지는 안타까운 일도 있다.

 

반면에 경북 영덕군 오지의 대리마을은 옛부터 매년 사월초파일이면 주민들이 봉수에 올라가 천신에게 고사를 지내며 마을전체가 공동체의 일원임을 다지는 제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들어 역사향기를 맡으면서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마음의 치유를 위해 자연속의 힐링, 트레킹 명소로 봉수대가 국민들에게 인기를 끌자 정부차원에서도 세계유산등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최첨단의 무기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 연기와 횃불을 보내던 고대통신인 봉수의 존재는 이제 무의미해졌지만 목숨 걸고 지켜준 옛 군인들의 예지(銳智)가 번뜩이던 거화선은 산등성이에 홀로남아 자신을 찾아줄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곳에는 지금 산불감시초소가 세워져 세월의 무상함을 더해 준다.

 

저자는 “전국에 산재한 봉수를 연차적으로 조사해 원형이 잘 보존된 유적을 우선 선별해 숲길 따라 등산로를 개설하고 봉수주변의 잡목을 벌채한 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면 국가브랜드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고 밝혔다.

 

그는 30여 년간 전국의 관방유적만 전문으로 찍어 국내서 독보적인 사진·동영상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그동안 그가 펴낸 책으로는‘경기도산성 여행’‘우리 터. 우리 혼 남한산성’‘수원화성 긴 여정’‘옛 다리, 내마음속의 풍경’ 등 10여 권이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설악산 대청봉 높이 1,708m의 대청봉은 설악산의 최고봉이자 대한민국에서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면적이 400㎢에 달하는 설악산국립공원의 주봉으로 내설악·외설악의 분기점이 된다. 대청봉을 기준으로 서쪽 인제 방향의 내설악, 동쪽 속초·고성 방향의 외설악이 구분된다. 천불동계곡, 가야동계곡 등 설악산에 있는 대부분의 ...
  2. 동구, 2026 재난안전예산 우선순위 검토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10월 17일 오후 2시 3층 재난상황실에서 재난안전 관련 담당자들이 함께 2026년 재난 안전 예산 우선순위를 검토하였다.    이번 검토는 현재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101개 사업 186억 대한 적정성 심의, 예산반영 우선순위 등을 결정하여 재난 안전 관련 예산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또 시급한 재난 안...
  3. 울산 동구, NH농협은행 구 금고업무 약정 체결식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구청장 김종훈)는 10월 17일 오후 4시 구청장실에서 NH농협은행과 구 금고업무 약정 체결식을 가졌다.    약정 체결식에는 김종훈 동구청장과 백창훈 NH농협은행 울산본부장 등 주요 관계자 8명이 참석했다.      NH농협은행은 구 금고지정 제안서 접수에 단독으로 참여하여 지난 9월 29일 개최된 ...
  4. 동구,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및 식중독 예방 캠페인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10월 17일 화진초등학교 일원에서 어린이들의 안전하고 건강한 식생활 실천을 유도하고 식중독 예방 홍보를 위한 캠페인을 펼쳤다.    이번 캠페인은 공무원과 어린이 기호식품 전담관리원 등 13명이 참여해, 어린이들의 하교 시간에 맞춰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어...
  5. 2025-2026 절기‘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발령 [뉴스21일간=김태인 ]울산시는 질병관리청이 10월 17일 0시를 기해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함에 따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및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질병관리청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ILI)*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2025년 40주차(9월 28일~10월 4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이** 12.1명(외래환자 1,000명...
  6. [단독]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김현지 대통령실 1부속실장 — 경기동부연합 연결 의혹” 제기 [뉴스21일간=문제현 ][단독]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김현지 대통령실 1부속실장 — 경기동부연합 연결 의혹” 제기 인천 = 문제현사회2부 기자 = 2025년 10월 14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이 과거 판결문에 적시된 인물과의 ‘알고 지낸다’는 문구를 근거로 경기동부연합과 연결..
  7. 카페정원‘소오소오’ 울산 제9호 민간정원으로 등록 [뉴스21일간=김태인 ]울산시는 중구 성안동에 위치한 민간정원 ‘소오소오’를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울산광역시 제9호 민간정원으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소오소오’는 전체 면적 1,155㎡ 가운데 470㎡(40.6%)를 녹지로 조성한 도심형 식물정원으로, 교목 9종, 관목 8종, 초화류 33종 등 총 50여 종의 식물이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