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인 가구 등을 위한 안심택배보관소는 어디에 설치하면 좋을까. 예전 같으면 이런 위치선정에 단체장, 지역 명망가 등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을 테다. 하지만 앞으로 광산구에서는 이런 의사결정이 설득력을 잃어갈 것으로 보인다.
담당 공직자가 광산구 데이터 활용 분석시스템에 들어가 간단한 작업을 하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객관적·과학적인 위치 후보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광주 광산구(구청장 민형배)가 정책이 보이는 ‘GIS 데이터 분석시스템’을 개발, 다음달 중순부터 각 부서 공직자들이 적극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각종 데이터에 담긴 정보를 지도 위에 알기 쉽게 표시해주는 지리정보시스템(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을 바탕으로 한 이번 분석시스템은 인구·산업 통계 등 광산구 데이터와 범죄·화재 발생지역 등 광산경찰서·소방서 등 공공기관 데이터를 더해 마련한 218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안심택배보관소 위치선정을 예로 들면, 담당 공직자가 행정 내부망에 연결된 ‘GIS 데이터 분석시스템’에 접속해 간단한 조작으로 후보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 위치선정 필수 요소인 여성 및 1인가구 위치, 5대 강력범죄 주요발생지역, 단독주택 밀집지역 데이터 등을 함께 시스템 위에 띄우면 지도는 데이터들이 겹치는 장소를 주변보다 더 짙은 색으로 보여준다.
담당 공직자는 이런 장소를 중심으로 안심택배보관소 후보지 선정을 추진하면 된다. 실제 광산구는 지난 3월 이 분석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운영해 신창·첨단2동 주민센터에 안심택배보관함을 설치한 바 있다.
광산구는 본격적인 분석시스템 활용에 앞서 다음달 1~18일을 시험운영기간으로 정했다. 이 기간 동안 사용설명서를 만들어 보급하고, 공직자 교육도 함께 실시해 직원 누구나 이 분석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혁신기술을 통해 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책을 더 쉽게 수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이런 과학행정이 민주적인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주고, 각종 정책추진에 따른 갈등 같은 사회적 비용도 크게 줄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