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2일 오후 9시 33분께 광주 남부경찰에 다급한 전화가 울렸다.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나 수배가 된 A씨를 본 것 같다는 한 시민의 제보 전화였다. 특히 A씨가 남구 구동 광주공원 어린이놀이터 인근을 배회하고 있다는 제보에 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바로 광주 CCTV통합관제센터에 수사협조를 했고 관제요원들의 눈이 바빠졌다. 이윽고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발견한 한 요원이 A씨의 위치를 현장에 있는 경찰에 알리고, 인근 CCTV들을 모두 활용해 이동동선을 주시했다. 결국 A씨는 신고접수 6분만인 9시 39분께 어린이놀이터 화장실 앞에서 경찰에 곧바로 붙잡혔다.
지난 2013년 문을 연 광주CCTV통합관제센터는 광주지역 총 3563대의 CCTV를 통합해 모니터링하는 곳이다.
광역단위 통합관제센터는 광주가 전국 최초다. 이곳에서는 3500여개의 모니터를 통해 각종 범죄를 예방하고 사건이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처해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 낸다.
6일 오전 방문한 광주 CCTV통합관제센터 상황실은 조용하다 못해 고요했지만 끊임없이 바뀌는 화면과 이를 쫓아가는 22명 관제요원들의 48개의 눈은 바쁘게 움직였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쉴새 없이 움직이는 모니터 속 작은 영상들을 보고 있다 보면 눈과 허리가 뻐근할 정도지만 보람찬 일이라 괜찮다 ”며 관제 1팀장 J씨(27·여)는 매의 눈으로 모니터를 주시하며 웃었다.
J씨는 “이곳에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사람을 구했을 때 였다”며 “지난달 할머니 한 분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낸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날도 어김없이 관제 일을 하던 J씨는 송산유원지 쪽 CCTV 영상을 보다가 백발의 할머니 한 분이 배회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고 느꼈다. CCTV가 설치된 곳이 주택가나 산책로가 아닌데 새벽 이른 시간에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에 연락을 하고 확인한 결과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으며 당시 미귀가 신고가 들어온 상태였다고 한다.
사람을 살리는 등 예방활동 실적만 있는 것이 아니다. 회의실 한 쪽에 있는 운영 실적을 보면 개소 후 범인을 검거한 횟수도 362건에 달했다. 올해도 벌써 성폭력 3명, 절도 72명 등 104명의 범죄자를 잡았다.
관제센터 한 켠에는 시민들이 직접 와서 체험할 수 있는 체험장도 마련됐다. 이곳에서 어린이들은 CCTV에 달려 있는 비상벨을 직접 눌러 관제요원과 대화를 하고 자신이 사는 곳 근처의 설치된 CCTV 위치를 확인해 비상시 대처상황을 체험을 통해 배우고 있다.
김기호 광주시 재난예방과 CCTV 통합관제담당은 “센터는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발생하든 신속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89명의 관제요원들이 4조 3교대로 365일 중단없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특히 휴대전화 반입 금지, 비밀엄수 서약서 작성 등 시민들의 개인정보 유출방지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어린이 관련 사고를 막기 위해 연말까지 광주 모든 어린이 보호구역에 CCTV를 설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