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5일 26.06%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에 대해 "20·30대가 많이 참여한 것 자체만 보면 진보나 중도 성향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이를 본 장·노년층이 5월 9일 본투표 때 어떻게 반응할지가 변수"라고 했다. 선관위는 이날 세대별 투표 참여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장 참관인들과 취재 기자는 대부분 "젊은 층이 더 많았다"고 했다.
한국외대 이정희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사전투표는 주소를 떠나온 학생 등 젊은 층이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정권 교체 투표' 경향이 높게 나타난다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가장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또 호남의 높은 투표율은 문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수층이 본투표장에 나설 수 있겠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사전투표는 젊은 층이 주도하지만 이번엔 반드시 문 후보에게 유리하다고만 볼 수 없다"며 "최근 20대 등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어서 오히려 문 후보 표를 갉아먹을 수 있다"고 했다. 또 김 교수는 "상대적으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가 많은 대구·경북 지역은 사전투표를 관망했다"며 "이들이 높은 사전투표율 등에 위기의식을 느끼면 본투표장으로 쏠릴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지난 총선 때도 호남 지역 사전투표율이 높았는데 농촌 지역 특성과 군 주둔 병력 등 구조적 요인에 불과할 수 있다"며 "사전투표율이 20%를 넘은 것은 고연령층도 상당히 참여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체로 사전투표가 젊은 층 참여 비율이 높고, 구(舊)야권 지지세가 더 강하다는 사실은 지난 선거에서 나타난 바 있다. 작년 총선에서 20대 연령층은 선거인 수는 전체의 15.8%에 불과했지만 사전투표를 한 사람 가운데서는 23.4%로 가장 높았다.
또 지난 총선 때 1000표 차 이내 대결에서 사전투표로 결과가 뒤집힌 다섯 선거구 중 네 선거구의 당선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곳은 새누리당 소속이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20·30대가 선글라스를 끼고 '인증 샷'을 남기거나 연인끼리 팔짱을 끼고 투표장을 찾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