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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준 첫 산문집 출간···"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조병초
  • 등록 2017-06-29 1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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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마음에 들이지 않은 채 삶의 많은 시간을 보낸다. 나는 왜 나밖에 되지 못할까 하는 자조 섞인 물음도 자주 갖게 된다. 물론 아주 가끔, 내가 좋아지는 시간도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 시간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또 어떤 방법으로 이 시간을 불러들여야 할지 내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56쪽)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로 독자들 사랑을 받은 시인 박준(34)씨가 첫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을 냈다. 가난이라는 생활, 이별이라는 정황, 죽음이라는 허망 등 우리들 모두에게 바로 직면한 과제이기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 글을 쓰면서 그 시기의 일기장을 펴보았는데 내가 화장터에 간 날은 2000년 4월 5일이었다. '만약 다시 벽제에 가게 된다면 그것은 최대한 아주 먼 미래였으면 한다”라는 문장이 있었고 “그래도 사람의 마지막이 크고 두꺼운 나무로 만들어진 관과 함께한다는 사실이 다행스럽다'라는 문장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희망과는 달리 나는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벽제로 가야 했다. 슬프지만 앞으로도 몇 번은 더 가야 할 것이다. 그래도 어느 깊은 숲에서 잘 자란 나무 한 그루와 한 시절을 함께했던 사람들의 슬픔 속에 우리들의 끝이 놓인다는 사실은 여전히 다행스럽기만 하다."(38쪽)


시인 박준의 첫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시인 박준이 오랜 준비 끝에 첫 산문집을 펴냈다. 그간 자신의 시를 함께 읽어주고 함께 느껴주고 함께 되새겨준 이들에게 보내는 한 권의 답서이자 연서일지도 모르는 이번 산문집에는 아무 대목을 읽어도 우리 몸의 피돌기처럼 그 이야기의 편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해주는 글이 담겨 있다.


가난이라는 생활, 이별이라는 정황, 죽음이라는 허망. 우리들 모두에게 바로 직면한 과제이기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제 호흡 가는대로 모두 4부로 나누어 담겨 있다. 웬만하면 마주하려 하지 않았던, 가능하면 피하고만 싶었던 우리들의 민낯을 마주하게 하는 글들, 시와 산문의 유연한 결합체임을 증명하고, 시인 박준이라는 사람을 정통으로 관통하는 글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 / 박준

출판사 / 난다

페이지/1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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