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20일) 오후5시, 역사적인 현장인 팔달산 중턱 ‘성신사 터’에서 복원 영건 고유제가 열렸다.
아침부터 내리던 비는 오후가 되어도 그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하여, 행사장엔 커다란 천막이 두 곳에 설치됐다.
이곳에서 취재진과 화성연구회(이사장 김동훈)회원들, 화성사업소(소장 김충영)직원들, 건축 관계자 등 행사 관련 분야의 사람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지만 뜻깊은 고유제가 거행되었다.
아마도 오늘 행사의 중요한 의의를 하늘도 아시어 가뭄 끝의 단비를 내려주시는가? 비는 오히려 행사장에 있던 참가자들을 경건하게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제례의식이 행해졌다.
‘성신사(城神祠)’는 1796년(정조20년)봄 화성성역의 완공에 즈음해서 정조대완의 직접적인 지시로 지어진 화성의 건축물 중 하나이다. 성신사는 부처님을 모시는 사찰이 아니라 화성을 지켜주는 성신(城神)을 모신 사당이다.
화성낙서연 행차 전에 좋은 날을 택해 위패를 모시는 제문을 직접 지을만큼 정조대왕은 화성 건축물 중에서 특히, 성신사에 깊은 의미를 불어놓으며 착공을 지시한 것이다.
성신사는 1796년 7월 11일에 공사를 시작하여 9월 1일에 완공되었다.
그 이후, 해마다 봄과 가을, 두 번 국가 제사의 격식에 따라 화성의 무사태평을 비는 품격있는 제를 올렸다. 이처럼 의미있는 성신사는 일제강점기 때에 민족정기 말살 정책에 따라 조선총독부에 의해 행궁과 더불어 철저히 파괴되었다.
그리고 해방후 군사정권시절, 그 자리엔 한국사의 위대한 인물이긴 하지만 수원역사와 관련이없는 강감찬 장군 동상이 들어서게 됐다.
이에 수원시와 사단법인 화성연구회 등의 성신사 복원을 위한 노력으로 지난해 강감찬 장군동상을 광교산 입구 광교공원으로 옮기고 발굴조사 후 오늘 고유제에 이른 것이다.
이날 고유제는 수원의 대표적인 문화재 지킴이 단체인 사단법인 화성연구회 강대욱 고문님의 집례로 이루어졌다.
팔달산 서남쪽(옛 강감찬 장군 동상자리)기슭의 병품바위 앞에 동향으로 지어진 성신사는 ‘화성성역의궤’에 의해 복원된다. 규모는 사당4.5칸, 삼문8칸, 담장둘레120미터로 수원시 화성사업소 복원 정비과에 의해 건립된다. 이번 영건 사업비는 17억2000만원이며, 2009년 7월 상량식에 이어 9월 복원 준공예정이라고 화성 사업소 관계자는 밟혔다.
성신사 복원이 다소 늦은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그래도 복원이 시작되었으니 천만다행이다.
복원공사 착공이후, 모 종교단체에서 복원반대 움직임이 있었던 것을 언론을 통해 접한 바 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 드디어 이번에 고유제가 열렸으니, 정조대왕의 꿈의 장소였던 ‘수원화성’이 세계만방에 알려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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