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명나라 홍자성 어록 모음…고단한 인생 참된 맛 음미
젊은 시절에 고전을 많이 읽어야 하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삶의 양식을 충분히 쌓아두어야 인생을 살아가는 데 보탬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삶이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친다면, 고전이란 '나는 누구인가?' 동시에 '나는 남에게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해주는 책들이라 하겠다. 자신을 비춰보는 고전으로 단연 첫손가락에 꼽히는 게 채근담(採根譚)이다.
중국 명나라 말기 환초도인(還初道人)이라 불린 홍자성의 어록을 정리한 책으로, 사상적으로 유교가 중심이면서 불교와 도교도 가미됐다. '채근'이란 나물뿌리란 뜻이니, "나무뿌리와 같은 보잘것 없는 음식을 먹고 사는 가난함 속에서 인생의 참된 맛을 찾아낼 수 있는 말"쯤으로 풀이된다.
고단한 인생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설계하는 지침들을 채근담에서 찾을 수 있다.
채근담은 전집(前集) 222조- 후집(後集) 134조 등 모두 356조의 단문으로, 대구(對句)를 많이 쓴 간결한 미문이다. 전집은 벼슬하면서 사람을 사귀고 직무를 처리하며 임기응변하는 사관보신(仕官保身)의 길을, 후집은 은퇴 후 산림에 한거(閑居)하는 즐거움을 말하였다.
하지만 원본은 분류가 잘돼 있지 않아 전후 문맥을 이해하기 쉽지 않고 앞뒤가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대목도 있어 깊은 이해도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젊은 사람들에게는 안타깝게도 손에서 멀어지는 고전이 되고 있었는데, 부글북스 출판사가 '스물살의…'시리즈의 첫번째 책으로 '스무살의 채근담'을 내면서 이 점을 보완했다.
원서의 글들을 독자들이 일고 참고하기에 편하게 30장 정도씩 한편으로 묶어낸 것이다. 번역도 별도의 해설없이 그 의미가 쉽게 전달될 수 있도록 현대의 우리글에 맞게 풀이했다.
부글북스는 이어 '스무살의 명상록' '스무살의 이솝우화' '스무살의 논어' '스무살의 성경' '스무살의 탈무드' '스무살의 손장병법' '스무살의 사기열전' 등을 통해 인생의 진리와 지혜를 전한다.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주는 책으로는 '스무살의 인문학' '스무살의 심리학' '스무살의 경제학' '스무살의 사회학' '스무살의 철학' '스무살의 미학' 등이 준비되고 있다.
'스물살의…'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는 '고독'과 '우정' 등 인문학적 가치로 집약된다. 고독과 우정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풀이한 해석이다.
젊은 시절 고독과 우정이 가치있는 것은 주어진 여건이나 기성 세대의 관점을 '그러려니'하고 받아들이지 말고, 텍스트의 권위를 의심하고 부정하면서 자신 안의 또 다른 자아(自我)를 발견해내는 코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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