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운동했던 체육인이라면 한번쯤 그의 손을 거쳐갔다.
근육이나 인대가 늘어나고, 허리나 발목이 삐끗하면 그의 손은 그야말로 약손이다. 10년 동안 광주 체육인들에게 스포츠마사지 봉사를 해온 사람이 있어 화제다.
광주 송원대학 사회체육과에서 스포츠마사지 과목을 강의하고 있는 김성겸(34) 교수.
김 교수는 광주 염주체육관 생활관에 위치한 영창스포츠크리닉에서 스포츠마사지사로 일하고 있다.
김 교수에게 맛사지를 받기 위해 온 환자들은 하루 평균 10여명. 한사람 당 평균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가량이 소요되는 스포츠마사지의 특성상 정신없이 움직인다.
하지만 김 교수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운동 선수들에 대한 치료다.
김 교수는 올해로 10여년째 광주시 대표선수들에게 무료로 스포츠마사지를 해주고 있다.
예전 광주시청 핸드볼 선수였던 이정희 선수(용인시청)를 비롯해 국가대표 역도 선수였던 허진, 김상현 선수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김 교수의 손을 거쳐갔다.
김 교수가 스포츠맛사지와 인연을 맺은 것은 10여년 전 영창스포츠크리닉 오창주 원장과 의형제를 맺고 부터. 사람을 좋아하는 오 원장의 권유로 스포츠맛사지를 배우기 시작했다.
사람마다 다른 체질과 체형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환자를 대하는 마사지사의 처방도 각기 다른 것.
평소 친구나 형제처럼 격이 없이 지내는 원장과 직원의 관계이지만, 환자를 대하는데는 한치의 흐트러짐도 용납치 않는다.
1년정도 지났을 무렵 대수롭지 않게 환자를 치료하고 있던 김 교수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환자의 치료경력을 알아보지 않은 채 치료를 시작한 것에 대해 오 원장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김 교수는 1달여간 환자를 치료하지 못했다. 그 기간 의형제인 오 원장에게 감정도 쌓였다.
한편으론 오기도 났다. 근신기간이 풀렸지만, 둘 사이에는 서운함이 남아 있었다.
그로부터 10년. 이제야 당시 오 원장이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가르침이 무엇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단다.
김 교수에게 환자를 말끔히 치료해줄 수 있다는 매력 만큼이나 깊은 자기 수련이 요구된다는 진리를 깨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사람의 체질과 체형, 특성이 모두 다른 만큼 환자들을 탐색하고 치료하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오 원장의 암묵적인 충고가 아직도 김 교수의 몸에 베여있다.
큰 대회를 앞두고 부상을 당해 크리닉을 찾은 선수들을 볼때 무척 안타깝다는 김 교수는 "최단시간에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수들의 치료에 가장 핵심이다"면서도 "몸이 자연치유할 수 있는 시간에 몸을 혹사 시키는 것을 볼때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스포츠 맛사지의 매력에 대해 김 교수는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는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씩씩하게 걸어나갈때 속이 후련함을 느낀다"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건강하게 진로를 개척해가는 것을 볼때 새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빨리빨리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고정자세로 단순 반복동작을 빠르게 하면서 근골격계 질환이 생기고 있다"면서,
"잠자리에 일어나서 스트레칭이나 체조를 생활화하고, 작업중간 안쓰는 근육을 풀어주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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