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학교폭력 관련 분쟁은 성전이다
  • jihee01
  • 등록 2012-07-18 10:48:00

기사수정

학교폭력 문제가 심상찮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학생이 자살을 하는 사건은 한두 번이 아니다. 학교 폭력 문제는 아무도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인다.

학교폭력의 양상은 매우 복잡하다. 학교폭력 사건은 일반 성인들 사이의 폭력사건과는 달리 가해자와 피해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이해관계자로서 학교와 교사가 있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는 가해자 부모와 피해자의 부모가 있다. 학교 폭력을 둘러싼 이런 복잡한 환경이 학교폭력 문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일반 성인들 사이의 폭력사건은 피해자와 가해자로 비교적 간명하다. 피해자와 가해자 각자 처해진 상황에 따라 사후 주장은 달라질 수는 있어도 사건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가끔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형사사건화가 되든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든 법적인 절차가 복잡하지 않고 비교적 단기간에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가족)는 “성인들 사이의 폭력사건을 ‘전투’에 비유한다면 학교폭력은 ‘전쟁’에 비유할 수 있다”고 하면서 “원리주의자 내지 확신범(確信犯)의 폭력, ‘성전(聖戰)’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학교폭력의 일차적인 당사자들은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지만, 이차적인 당사자는 가해학생의 부모와 피해학생의 부모다. 부모는 기본적으로 제3자다. 일차적인 당사자들이 알고 있는 정보를 자녀인 학생들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접할 수밖에 없다. 부모들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기 자식 말만 듣고 서로 다른 사실관계를 전제로 갈등이 깊어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감정적인 말이 오가게 되고 애들 싸움이 어른들 싸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직접적인 당사자인 학생들은 사건의 진상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피해학생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다행히 피해학생이 잘 대처한다면 더 이상 학교폭력이 아니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다.

가장 가까이에서 학생들을 접하는 담임, 학생부장, 교감과 교장은 그 정도의 차이는 있어서 학교폭력에 대하여 성인들 가운데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피해학생이나 가해학생이 쉬쉬하는 경우에는 학교에서도 학교폭력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학교폭력이 드러났을 때 학교의 대처 방법은 어떠할까. 학교 입장에서는 학교폭력은 불편한 진실이다. 드러내고 싶지 않다. 학교폭력 문제가 드러나면 일반인들은 해당 학교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교육청에서도 학교폭력이 이슈화되면 해당 학교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취급한다. 교장이나 교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있고, 퇴직연금 삭감 등 경제적인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 그렇다 보니 교장 입장에서는 조용히 지나가고 싶다. 교장 자신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싶지도 않다. 교장 입장에서는 학교폭력이 여러가지로 불편하다.

이와 같은 상황이다 보니 학교에서는 사건을 축소시키려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교사에게 책임을 떠넘겨보기도 한다. 가해자와 피해자 양쪽에게 사과를 하도록 하기도 한다. 심지어 교사로 하여금 피해학생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하도록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병행하여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피해자를 괴롭힌 것으로 처리하기보다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잘못이 있는 것으로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이 학교폭력이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사소한 일로 축소하려고도 한다.

학교폭력과 그 파급효과는 피해학생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 입장에서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피해학생이 자살을 하지 않더라도 피해학생이 기해자이기도 하다는 말을 듣게 되면, 피해학생의 부모는 ‘내가 자살을 해서라도 결백을 밝히겠다’는 극단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가해학생의 부모 역시 자신의 아이가 가해자로 낙인찍히고 학생부에 기록이 남게 되는 것을 가만두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필사적으로 대응한다. 학교폭력이 ‘성전(聖戰)’으로 치닫게 되는 이유다.
 
문의: 변호사 엄경천 02-3477-2522, 010-4404-2522 kcum@hanmail.net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설악산 대청봉 높이 1,708m의 대청봉은 설악산의 최고봉이자 대한민국에서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면적이 400㎢에 달하는 설악산국립공원의 주봉으로 내설악·외설악의 분기점이 된다. 대청봉을 기준으로 서쪽 인제 방향의 내설악, 동쪽 속초·고성 방향의 외설악이 구분된다. 천불동계곡, 가야동계곡 등 설악산에 있는 대부분의 ...
  2. 트로트 가수 한강,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서다… 트로트 가수 한강,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서다… K-문화의 위상 드높여대한민국 최초로 아이돌이 아닌 트로트 가수로서 세계적인 패션 무대에 오른 가수 한강씨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강은 지난 4일 오전,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여 6일 열린 2026 S/S 파리 패션위크 'HEILL&WINNE' 컬렉션에서 모델로 런웨이에 서는 이례적인 행보...
  3. 신정2동 유은영 24통장, 이웃돕기 성금 100만 원 전달 [뉴스21일간=김민근 ] 신정2동 유은영 24통장은 2일 홀로 추석 명절을 보내는 관내 독거 어르신을 위해 이웃돕기 성금 100만 원을 신정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김양언·이춘수)에 기탁했다.      유은영님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지원하는「사랑의 도시락」배달 봉사를 10년 이상 해오면서 지역 내 취약계층 어르신...
  4. 울산해경, 연안안전사고 위험예보제 ‘관심’ 발령 [뉴스21일간=김민근 ]울산해양경찰서(서장 안철준)는 오늘(3일)부터 내일(4일)사이 동해남부 및 울산앞바다 해상 기상악화 전망에 따라 “연안안전사고 위험예보제*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연안해역 사고 예방 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혔다.기상청에 따르면, 서해남부 해상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남서풍이 매우 강..
  5. 울산해경, 추석명절 어려운 이웃 위문 [뉴스21일간=김민근 ]울산해양경찰서(서장 안철준)는 2일 추석 명절을 앞두고 관내 거주중인 어려운 이웃을 찾아 위문금을 전달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눴다.    이번 위문금은 울산해경 직원들이 매달 급여에서 조금씩 모아 총200만원을 마련하였으며, 지역 내 어려운 이웃(9세대)에게 나눠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울산해경 관...
  6. 울산 남구보건소,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2관왕’ 수상 [뉴스21일간=김민근 ]울산광역시 남구보건소가 치매관리와 구강보건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남구보건소 치매안심센터는 보건복지부 주관‘2주기(2025~2026년) 1차년도 치매안심센터 운영평가’에서 ▲치매 인프라 구축 ▲치매 서비스 제공 및 관리 ▲지역 치매 역량 강화 ...
  7. 신정평화시장, 위생관리사업으로 ‘깨끗한 전통시장’으로 탈바꿈 [뉴스21일간=김민근 ] 울산 남구(구청장 서동욱)는 신정평화시장이 전통시장 위생관리사업을 통해 한층 더 깨끗하고 안전한 먹거리 공간으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남구에 따르면, 남구 위생과는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신정평화시장 내 19개 식품취급업소를 대상으로 위생관리사업을 추진해 시장의 전반적인 위생 수준을 크게 향상시켰다.&...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