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규모의 인력을 투입했다더니 또 빗나갔다.’
KBS, MBC, SBS 등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결과가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실제 개표상황과 20석 안팎의 격차를 보이자 방송사와 조사기관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방송사들마다 ‘자존심 겨루기’ 양상을 벌이며 발표하는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방송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오후 6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의 투표 마감과 동시에 지상파 방송 3사는 개표 방송을 통해 여론조사와 출구조사 결과를 합산한 정당별 예상의석수를 내보냈다. 그러나 이들 방송사의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는 지난 16일 오전 2시 현재 잠정 집계된 정당별 의석상황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 때문에 일부 방송사는 한때 사과 방송을 내보내는 것까지 검토하기도 했다.
KBS는 오후 6시 방송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포함해 열린우리당 172석(최소 142∼최대 188), 한나라당 101석(87∼129), 민주노동당 11석, 민주당 9석(7∼9), 자민련 3석(3∼4)으로 예상했다. KBS와 같은 조사기관(미디어리서치·TN소프레스)을 통해 자료를 얻은 SBS는 열린우리당 157∼182석, 한나라당 92∼114석, 민주당 7∼13석, 민노당 9∼12석, 자민련 2∼7석으로 발표했다.
이런 차이에 대해 조사 담당자는 “방송사의 분석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열린우리당 예상 의석수의 최소치만 놓고 봐도 두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는 10석 이상 차이가 벌어져 여러모로 군색한 변명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MBC도 일찌감치 열린우리당의 압도적 우위를 예견했다. 정당별 예상의석수는 열린우리당 155∼171석, 한나라당 101∼115석, 민노당 9∼12석, 민주당 7∼11석, 자민련 3∼6석으로 발표했다.
이들 방송사의 예상치는 16일 오전 2시 현재 발표된 열린우리당 152석, 한나라당 121석, 민주노동당 10석, 민주당 9석, 자민련 4석, 국민통합21 1석, 무소속 2석과 큰 격차를 보였다.
이에 대해 KBS에 자료를 제공한 미디어 리서치 관계자는 “지난 총선보다 출구조사 대상 인원을 3배 정도 늘려 최대 예상치와 최소치의 사이가 벌어졌지만, 조사 결과의 질은 확실히 높아졌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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