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원 대체제 아닌 보완재로 활용"--사교육비 경감 의
교육인적자원부가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내놓은 EBS 수능 강의가 1주일째를 맞았다.
강의 개시 전엔 `접속대란′ 등의 우려도 나왔으나 기우에 그쳤고 이제 관심은 과연 EBS 강의가 학생들 개개인의 요구에 꼭 맞는 `맞춤 학습′을 제공, 사교육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느냐다.
◆ "강의는 합격점인데..." = 일단 EBS 강의 자체에 대한 평가는 합격점이다. 실수요자인 수험생은 물론 교사나 학원 강사들도 "들을 만하고 강의 수준도 괜찮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실제 수업.강의와 달리 `쌍방향 수업′이 아닌 탓에 궁금한 것을 바로 해소할 수 없고 지루하다는 불만도 있고 학원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활용하겠다는 수험생도 많다.
중상위권 수준인 서울 시내 모 여고 3학년 박모양은 "못 가르치는 건 아닌데 수십분씩 강의가 계속되니까 집중력도 떨어지고 지루해서 꾸준히 못 보게 된다"면서 "게다가 다른 공부할 것도 많고 계속 TV 앞에만 앉아 있자니 시간 낭비 같아 강의는 안 듣고 교재만 사서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양은 또 "주변 친구들도 대부분 그렇고 학원 다니는 애들은 학원에서 EBS 교재로 배우거나 혼자 교재만 사서 보는 분위기더라"라고 전했다.
한 외국어고교의 교사는 "주로 상위권 학생들은 시간 절약을 위해 강의는 안 듣고 교재만 보고 중·하위권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강의를 듣는 편"이라고 말했다.
`방송강의′의 본질적 한계인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 때문이라는 것이다.
◆ "교재 너무 많아 난감" = 많게는 과목에 따라 10권에 달하는 교재가 너무 많아서 어떤 걸 봐야할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EBS 강의를 수능에 반영한다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보기는 봐야 할 것 같은데 교재 숫자가 많아서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개인별 수준과 취약점에 따라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교육부의 취지와 수능 반영 방침으로 EBS 강의가 `바이블′처럼 여겨지는 수험생의 심리 사이에 엇박자가 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선 교사들 사이에선 "교육부가 좀더 구체적인 반영 방침을 밝혀야 한다"거나 "강의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여고 3학년 부장은 "공부하는 애들도 그렇고 이 강의를 활용해야 하는 교사 입장에서도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강의가 많다"면서 "대부분 선생님들은 강의를 요약해서 수업자료로 활용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EBS에 대한 기대는 단순했으면 하는 건데 너무 복잡하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를 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 전망 = 결론적으로 EBS 강의의 유용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활용법에 대해선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는 양상이다.
혼란의 원인은 "EBS 강의를 수능에 반영하겠다"는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교육부 방침 탓이지만 교육부로선 "구체적인 반영 방식을 밝히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일단은 올 6월 모의평가 이후에나 EBS 강의의 수능 반영 방식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서 EBS 강의의 유용성에 대한 1차 평가가 내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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