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임기 동안 직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이런저런 타협과 굴복이 필요하다면 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임기를 다 마치지 않는 첫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한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전날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을 철회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현재 대통령이 갖고 있는 정치적 자산은 당적과 대통령직 2가지뿐”이라고 전제한 뒤 “만일 당적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면 임기 중에 당적을 포기하는 4번째 대통령이 될 것이고 이는 아주 불행한 일”이라며 “가급적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지만 그길 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전날 전효숙 후보자 지명 철회에 대해 “현실적으로 굴복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서 대통령이 굴복했다”며 “이제 대통령 인사권이 사사건건 시비가 걸리고 있어서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정치권은헌재소장 지명 철회 결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느낀 국정 수행의 심각한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이른바 노 대통령이 ‘식물 대통령’으로서 옴짝달싹할 수 없는 무기력함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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