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간척사업과 환경오염 등으로 황해의 해양동물과 어패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보존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4일 충남 서산 한서대 환경연구소 주최로 문화홀에서 열린 ’제5회 국제 황해환경 세미나’에서 국립환경연구원 원창만 박사는 “2000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백령도 연안의 점박이 물범 분포를 조사한 결과, 현재 500여마리 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물범이 멸종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점박이 물범은 1월 초 중국 요동반도 연안에서 번식한 뒤 3월 둘째 주 백령도 연안으로 돌아와 여름과 가을을 보내다 12월께 다시 돌아가는 희귀종”이라며 “해양생태계에서 핵심 종(種) 역할을 하는 물범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보존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국해양연구소 제종길 박사도 ’서해 해양 생태계의 다양성 보존을 위한 지역간 협조 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황해에는 179종의 보호 종이 등록돼 있으며, 이 가운데 2종의 연체동물과 23종의 물새 및 물범, 4종의 포유동물 등 모두 29종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제 박사는 “황해는 태평양으로부터 고립돼 있는 반(半) 폐쇄형의 특수한 해양지리적 여건을 갖고 있어 해양유기체 중 풍토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갯벌에서 서식하는 연체동물은 더욱 그러하다”고 덧붙였다.
제 박사는 “황해는 한국과 북한은 물론 중국과 대만 등이 지키고 가꾸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며 “황해의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인접 국가들이 공조체제를 확립해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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