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17일 영광 불갑사·함평 용천사 일원서 축제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없어 애절한 상사화(꽃무릇) 마치 붉은 융단처럼….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댄다. 들판에 핀 벼 이삭도 금세 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참새들은 벼이삭을 쪼아대며 허수아비를 희롱한다. 고추잠자리의 날갯짓도 부산해졌다. 가을이 그려내는 풍경들이다. 나들이하기 참 좋은 때다. 긴 더위로 인해 어느 때보다 기다려졌던 가을. 다가온 가을을 앞장서 반기고 그 분위기에 흠뻑 젖어 보고 싶은데…. 영광과 함평이 어떨까? 이달 중순께 이곳에 가면 상사화가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펼쳐진다. 상사화는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없어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날 수 없다는 꽃. 하여 잎은 꽃을, 꽃은 잎을 서로 그리워한다는 애절한 사연을 담고 있다. 이 꽃은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상사화 본래의 원종이 있고 방계로서 꽃무릇, 석산화, 개상사화 등이 있다. 이 꽃을 주제로 한 축제도 준비되고 있다. 영광 불갑사 일원에서는 15·16일 이틀 동안 상사화축제를 연다. 농악과 밴드공연으로 시작될 첫날 일정은 불갑면민의 날 행사와 윷놀이와 장기, 투호, 게이트볼 등 전통 민속놀이로 이어진다. 둘째 날엔 불갑산 등산대회, 달집태우기 등이 마련된다. 상사화꽃 사진과 짚공예품, 분재 등이 전시되고 도자기빚기 시연도 한다. 상사화가 군락을 이루는 불갑사 일대는 꽃 색깔이 짙고 청초해 단아한 느낌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16·17일 이틀 동안 함평 꽃무릇공원에서 펼쳐질 꽃무릇큰잔치도 해보면민의 날 행사에 이어 사물놀이, 스포츠댄스와 신민요, 창작무용, 각설이 공연, 경찰악대 산사음악회 등으로 펼쳐진다. 공원 진입로와 산책로 주변에 설치된 크고 작은 돌탑과 장독대, 구름다리 등도 볼거리다. 용천사 주변도 꽃무릇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군락지다. 용천사를 중심으로 야트막한 산책로가 있는데, 쉬엄쉬엄 산책로를 따라서 꽃을 감상할 수 있다. 전남 김선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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