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독거노인에게 ‘설 사랑’ 베푼 한기대생·총장
  • rlagmlwls
  • 등록 2012-01-19 10:06:00

기사수정
  • 18일(수) 거동 불편한 홀홀단신 85세 신 할머니 주택 ‘도배’
▲ 신선교 할머니 안방 도배를 위해 곰팡이가 슬은 벽지를 떼어내는 학생들
 
2012년 01월 19일 -- 한국기술교육대학교(총장 전운기, 이하 한기대) 인근인 병천면 가전리에 사는 신서교(85) 할머니의 삶은 ‘기구’ 그 자체다. 남편은 14년 전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됐고 남매였던 자식들은 코흘리게 시절 때 불의의 사고로 하늘나라로 가버렸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신 할머니는 중병을 앓아 세 번에 걸친 대수술을 받기도 했다. 지금도 그이는 기관지와 심장이 좋지 않아 몇 걸음을 걸어도 숨이 차오른다. 지팡이만이 그이의 삶을 지탱해주는 유일한 친구이자 의지처다.

신 할머니가 사는 40년 된 낡은 슬레이트 지붕의 집은 신 할머니의 서글픈 생처럼 남루하고 쓸쓸하고 외롭다. 방과 부엌 벽면 곳곳은 검버섯같은 곰팡이가 볼쌍 사납게 얼룩져 있어 할머니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구정 연휴를 앞둔 18(수)일. 신 할머니의 추운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주는 사람들이 찾아왔다. 한기대 학생 4명과 전운기 총장이었다. 이들은 곰팡이가 핀 할머니 집의 벽지를 제거하고 화사한 새 벽지로 도배해주는 일을 해주었다. 학생들은 할머니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짐들을 조심조심 마당으로 옮기고, 미숙하나마 열과 성을 다해 할머니 집을 가꾸는 일을 했다.

신 할머니와 한기대의 인연은 12(목)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겨울방학을 맞아 모 대기업의 ‘사람 사랑’을 주제로 한 UCC공모전에 응모하기 위해 김환, 서경덕, 김주성(전기전자통신공학부 3학년) 학생들은 병천면 가전리 동네 집집을 찾아다녔다. 독거노인, 외국인노동자 등 소외된 이웃들의 사연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신 할머니 집을 찾게 됐는데, 할머니의 기구한 사연과 열악한 주거환경을 보고는 ‘도배 봉사를 해주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김환 학생은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서 고통스러워하시고 형광등조차 갈지 못하시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회고한다. 그래서 이들 학생은 하교 자유게시판에 할머니의 사연을 올리고 함께 도배 봉사활동을 할 학생을 찾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이 올라온 지 하루 뒤. 학생들의 의견이 올라오는 자유게시판을 평소 자주 방문하는 전운기 총장은 김환 학생의 글을 읽고는 “추운 계절에 어르신이 잘 지낼 수 있도록 마음과 정성을 모았으면 합니다. 저도 동참하겠습니다”는 댓글을 올렸다. 전 총장의 이런 댓글에는 “총장님...자랑스런 한기대인입니다”, “정말 멋죠요!”라는 환영의 글이 따라왔다. 안기원(기계정보공학부 4학년) 학생은 “군대에서 도배를 해본 경험이 있다”며 18일 직접 할머니집을 찾아와 봉사활동에 합류했다.

할머니 집은 너무 오래돼 벽에 습기가 잘 차서, 전문업체 사람을 불러 벽에 얇은 스티로폼을 붙이고 도배를 해야 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이어진 도배작업과 짐 정리가 끝나자, 할머니 집은 ‘러브하우스’처럼 거창하진 않지만 따뜻하고 온화한 보금자리로 탈바꿈했다.

신 할머니는 “한기대 학생들과 총장님이 말할 수 없이 너무나 고맙습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전 총장은 내복과 떡 등을 할머니에게 전달하며 “구정을 앞두고 학생들이 외로운 할머니를 위해 마음을 써준 게 기특하지요”라며 “그래도 조금은 덜 추워진 집에서 용기내시고 몸 건강히 오래 사셔야 됩니다”라고 답했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설악산 대청봉 높이 1,708m의 대청봉은 설악산의 최고봉이자 대한민국에서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면적이 400㎢에 달하는 설악산국립공원의 주봉으로 내설악·외설악의 분기점이 된다. 대청봉을 기준으로 서쪽 인제 방향의 내설악, 동쪽 속초·고성 방향의 외설악이 구분된다. 천불동계곡, 가야동계곡 등 설악산에 있는 대부분의 ...
  2. 트로트 가수 한강,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서다… 트로트 가수 한강,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서다… K-문화의 위상 드높여대한민국 최초로 아이돌이 아닌 트로트 가수로서 세계적인 패션 무대에 오른 가수 한강씨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강은 지난 4일 오전,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여 6일 열린 2026 S/S 파리 패션위크 'HEILL&WINNE' 컬렉션에서 모델로 런웨이에 서는 이례적인 행보...
  3. 신정2동 유은영 24통장, 이웃돕기 성금 100만 원 전달 [뉴스21일간=김민근 ] 신정2동 유은영 24통장은 2일 홀로 추석 명절을 보내는 관내 독거 어르신을 위해 이웃돕기 성금 100만 원을 신정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김양언·이춘수)에 기탁했다.      유은영님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지원하는「사랑의 도시락」배달 봉사를 10년 이상 해오면서 지역 내 취약계층 어르신...
  4. 울산해경, 연안안전사고 위험예보제 ‘관심’ 발령 [뉴스21일간=김민근 ]울산해양경찰서(서장 안철준)는 오늘(3일)부터 내일(4일)사이 동해남부 및 울산앞바다 해상 기상악화 전망에 따라 “연안안전사고 위험예보제*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연안해역 사고 예방 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혔다.기상청에 따르면, 서해남부 해상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남서풍이 매우 강..
  5. 울산해경, 추석명절 어려운 이웃 위문 [뉴스21일간=김민근 ]울산해양경찰서(서장 안철준)는 2일 추석 명절을 앞두고 관내 거주중인 어려운 이웃을 찾아 위문금을 전달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눴다.    이번 위문금은 울산해경 직원들이 매달 급여에서 조금씩 모아 총200만원을 마련하였으며, 지역 내 어려운 이웃(9세대)에게 나눠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울산해경 관...
  6. 울산 남구보건소,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2관왕’ 수상 [뉴스21일간=김민근 ]울산광역시 남구보건소가 치매관리와 구강보건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남구보건소 치매안심센터는 보건복지부 주관‘2주기(2025~2026년) 1차년도 치매안심센터 운영평가’에서 ▲치매 인프라 구축 ▲치매 서비스 제공 및 관리 ▲지역 치매 역량 강화 ...
  7. 신정평화시장, 위생관리사업으로 ‘깨끗한 전통시장’으로 탈바꿈 [뉴스21일간=김민근 ] 울산 남구(구청장 서동욱)는 신정평화시장이 전통시장 위생관리사업을 통해 한층 더 깨끗하고 안전한 먹거리 공간으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남구에 따르면, 남구 위생과는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신정평화시장 내 19개 식품취급업소를 대상으로 위생관리사업을 추진해 시장의 전반적인 위생 수준을 크게 향상시켰다.&...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