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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대통령 '청화대 터가 안좋다?'
  • jihee01
  • 등록 2012-07-10 10: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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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정도쯤이니 포부와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때였다.
 
이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중앙일간지 편집국장, 공중파 방송보도국장 중심의 저녁모임이 열렸다. 대부분 참석자들의 덕담으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는데 한 참석자가 ‘고약한’ 질문을 던졌다.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했는데 그것은 청와대 터가 나쁘기 때문이 아니냐?”였다.
 
 이 대통령이 정색한 채 답했다. “나는 성공할 것이다. 우리는 신념이 있다”고 했다. 류우익 비서실장은 “내가 세계지리학회 사무총장을 해봐서 아는데 청와대 터가 나쁜 건 아니다. 지세라는 것은 사람이 운용하기 나름이다”고 덧붙였다.
 
그때 하나같이 각오를 다지면서 자신감을 과시했지만, 지금 임기를 8개월 앞두고 이 대통령은 참담한 실패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예외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역대 대통령이 앞서간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이 대통령뿐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도, 그 앞의 김대중 대통령도, 그 앞의 김영삼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 모두가 의지와 달리 임기말 쓸쓸히 청와대를 떠났다. 가족, 친인척, 측근들의 부정부패로 정권이 몸살을 앓으면서 그로 인해 지지율이 더욱 바닥이 되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들곤 했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정책을 추진할 힘이 사라지니 국정 장악력은 현저히 약해지고 레임덕이 본격화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총체적으로 실패하는 코스를 밟게 되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막판에 여당으로부터 버림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10개월 전에 탈당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7개월 전에 당을 떠나야 했다. 노태우 대통령은 3개월 전에, 가장 오래 버틴 김영삼 대통령은 화형식을 당하는 수모 끝에 40여일 전에 보따리를 싸야만 했다. 이 대통령도 시기가 문제지 자의든 타의든 새누리당 탈당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진다. 청와대 터가 나쁘기 때문인가.
 
이유는 종합적이다. 대통령의 국정장악력 저하와 친인척, 측근에 대한 엄정한 관리의 실패 등이 주요 요인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지리적 요인도 없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관저와 사저가 국민의 삶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것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비서들과 호흡하고 국민의 숨결을 수시로 느끼기에는 현재의 청와대 집무공간이 너무 폐쇄적이고 고압적이다. 고립돼 있으니 고독한 역사와의 대화에 빠져들고, 그러다 보면 소통에 큰 장애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대통령 후보들이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집무할 것이라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 공약을 내거는 후보가 나올 것이다. 내년에 총리실이 세종시로 옮기면 이 공약의 현실성은 높아진다.
 
단임대통령제의 부작용도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이 재선에 신경쓰지 않다 보니 국민과의 공감대 형성에 소홀해지게 된다. 단기적 성과에 조급해하면 업무추진에서 일방통행이 많아지게 된다.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이 대목은 향후 개헌논의 과정에서 충분히 토의돼야 할 것이다.
 
한국 대통령들의 말로가 모두 안타깝지만 외국의 경우 성공한 사례가 많다. 5년5개월간 일본을 통치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일·미 간 외교정책의 성공, 정치의 투명성 강화 등으로 퇴임 시 지지율이 50%가 넘었다. 구소련의 붕괴를 촉발한 미국 도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50%가 조금 넘는 지지도로 시작했지만 두 번째 임기가 끝날 무렵엔 지지도가 63%였다. 총리를 거쳐 다시 대통령 권좌로 복귀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은 강한 러시아를 외쳐 2008년 퇴임 시 지지도가 70%가 넘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중산층을 확산하고 월드컵축구와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2010년 12월 말 퇴임 시 지지율은 경이적인 87%였다. 해외의 성공한 대통령은 한결같이 경제와 외교안보 분야에서 출중한 능력과 실적을 보여 주었다. 한국의 대통령을 꿈꾸는 대선후보들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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