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직원 이모(30)씨의 부인 김모(31)씨는 지난해 3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14개월 된 아들의 육아를 위해서다. 보모를 둘까도 생각했지만 월 200만원 가까운 비용도 부담됐고 믿을 만한 보모를 만날 확률도 뽑기에 가까워 자신이 안 섰다.
최대한 적게 쓴다고 노력했지만 이유식과 기저귀 비용으로만 한 달에 20만원을 썼다. 동네 문화센터에서 하는 정서 개발 교육 프로그램에도 20만원을 쓴다. 부인 김씨가 직장을 그만두며 포기한 기회비용은 300만원 정도다. 그는 “매달 15만원가량 나오는 육아보조금이라도 증액해줬으면 좋겠다”며 “혼자 벌어 전세금 대출 갚고 육아비용 내고 나면 6000원 점심 사 먹기도 버겁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이씨는 육아비용과 주택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회사에 요청해 지방으로 내려갔다.
대한민국 가계 지출의 31%가 육아에 들어간다. 지난해 대학 등록금은 1인 평균 667만원에 육박했다. 자녀교육을 위해 십수년 돈을 쏟아부어도 돌아오는 건 최악의 청년 취업난이다. ‘요람에서 대졸’까지 부모의 허리가 휜다.
여성가족부는 출산 계획이 있거나 임신 중인 예비모와 만 9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 12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육아문화 인식 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액 345만8000원 중 육아 비용은 107만2000원이었다. 33.3%가 육아비용이 매우 부담된다고 답했고, 56.7%는 조금 부담된다고 답해 90% 이상이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들이 학교에 입학하더라도 부담은 여전하다.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사회조사 통계에 따르면 “자녀의 교육비가 소득에 비해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가구주는 65.3%였다. 교육비 지출 중 학원비 등 보충 교육비가 62.1%였다. 중·고등학교 자녀가 있는 30대와 40대는 보충 교육비 부담이 각각 92.8%, 74.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