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4대강에 2조원짜리 ‘인공호흡기’
  • 양인현
  • 등록 2017-02-21 10:18:59

기사수정
  • 정부, 오염원인‘보’그대로 두고 '천변 저류지' 10곳 조성 계획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나빠진 하천 수질을 개선하겠다고 2조원 넘게 들여 저류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원래 있던 천연 여과기능 습지는 밀어버렸다가 수질이 나빠지자 이제 와서 돈을 퍼부어 ‘친환경 여과시설’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애초에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둬서 수질을 악화시키지 않았더라면 필요도 없을 ‘값비싼 인공호흡기’를 달아 연명하는 셈이 된다. 수질을 개선한다던 4대강 사업의 목표가 실패했음을 정부가 자인한 또 하나의 방증으로 꼽힌다.


20일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제출받은 ‘차세대 물관리를 위한 11대 당면과제’ 문건을 보면, 정부는 낙동강 강정 고령보, 영산강 승촌보 등 전국 10곳의 보 인근에서 ‘친환경 필터링 시스템(다목적 천변저류지·EFP)’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드러난다. 모래 여과, 생태처리 기능을 갖춘 자연형 저류지를 하천변에 조성해 상류에서 흘러들어오는 물을 정수해서 하류로 흘려보내거나 상수원수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수공이 EFP를 적용하기로 한 대상지역 10곳은 한강 이포보, 낙동강 달성보·합천 창녕보·창녕 함안보·강정 고령보 등 모두 4대강 사업으로 지은 보가 들어선 곳이다. 총 면적 약 8000㎡에 천변저류지·천변습지·생태저류지를 조성하는 데 약 2조2000억원이 투입될 방침이다. 한 곳당 적게는 1600억원, 많게는 3300억원이 들어간다. 수공은 수질오염이 특히 심한 영산강 승촌보, 낙동강 강정 고령보 2곳에서 우선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당초 이명박 정부는 ‘수질 개선’을 4대강 사업의 명분 중 하나로 내세워 16곳에 보를 설치했다. 그러나 반대 측의 우려대로 물이 잘 흐르지 못해서 4대강 수질은 악화돼 왔다.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정작 더 나빠지자 천변·생태 저류지나 습지로 흙탕물과 유기물, 녹조 등을 여과한다는 계획을 꺼내든 것이다.


이는 주요 오염원인 보를 그대로 둔 땜질식 처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안 의원은 “처음부터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짓지 않았으면 안 생겼을 문제인데, 정부는 보를 유지하면서 추가 비용을 들여 ‘인공호흡기(여과시설)’를 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땜질식 처방은 정부 스스로 내놓은 정책 곳곳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 정부는 생태 가치가 높은 4대강 유역 보전지구, 완충지구를 친수지구로 바꿔 개발하는 데 빗장을 풀기도 했다. 또 수변공원에 투자를 늘리고 규제를 완화해 개발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제는 천연 여과기능의 습지를 개발논리로 밀어 수변공원을 만들었다가, 수질이 나빠지자 돈을 들여 여과기능을 하는 친환경 저류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나마 남은 천변 습지마저 파괴될 우려가 제기됐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강을 강답게 만드는 것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 수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보를 유지한 상태에서 인위적인 저류지를 조성할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를 철거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실상 4대강 사업의 수질 개선 기능 실패를 자인하고 후속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수질 악화가 예상될 때 4대강 보에 갇혀 있던 물을 제한범위까지 최대한 방류하기로 결정(경향신문 2월13일자 4면 보도)하거나 저류지 조성을 통해 수질 개선을 도모하는 식이다.


수공과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4대강 지류·지천의 수질개선, 농업용수 활용 등에 2조8000억원을 들인 데다 이번 EFP 사업까지 더하면 4대강 사업 예산은 기존 22조원에서 최대 27조원대까지 늘어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동부소방서 의용소방대, 동구청에 이웃돕기 성금 전달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동부소방서 의용소방대(대장 임광석)는 1월 23일 동구청을 방문해 관내 저소득층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성금 100만 원을 김종훈 동구청장에게 전달했다.이번 성금은 지역사회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의용소방대원들이 뜻을 모아 마련한 것으로, 전달된 성금은 동구 관내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
  2. 2026 울산조선해양축제 추진위원회 1차 회의 개최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조선해양축제 추진위원회(위원장 지종찬 동구문화원장)는 1월 23일 오후 2시 30분 동구청 2층 상황실에서 ‘2026 울산조선해양축제 추진위원회 1차 회의’를 개최하였다.    이번 1차 회의에서는 2026년 축제 기본 방향 및 프로그램 구성에 대해 논의하고 축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방안을 협의·결정하...
  3. 민족통일울산협의회, 2026년 현충탑 참배 및 신년인사회 개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민족통일울산광역시협의회(회장 이정민)는 지난 24일(토),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울산 대공원 내 현충탑 참배를 거행하며 2026년 새해 민간 통일운동의 닻을 올렸습니다.이날 행사에는 이정민 회장을 비롯하여 회원 및 청년 등 2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참배는 이정민 회장의 분향을 시작으로 초등학생 및 중학생...
  4. “사랑을 담아 만든 떡으로 따뜻함을 나눠요”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 성안동 행정복지센터(동장 최인숙)와 성안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민간위원장 송정훈), 떡마루 성안점(대표 최방우)이 1월 29일 오전 11시 성안동 행정복지센터 회의실에서 ‘사랑나눔 냉장고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랑나눔 냉장고는 개인 및 단체가 기부한 식품과 공산품을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
  5. 6.25참전유공자회 울산광역시 중구지회, 2026년 정기총회 및 안보 결의대회 개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울산광역시 중구지회(회장 박만동)가 1월 29일 오전 11시 중구보훈복지회관 대강당에서 2026년 정기총회 및 안보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김상육 중구 부구청장과 박경흠 중구의회 의장, 이성룡 울산시의회 의장, 지역 보훈단체장 및 회원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
  6. 울산중구가족센터, 국제결혼가족 자녀 대상 ‘다(多)그루 공부방’학습 지원 프로그램 운영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중구가족센터(센터장 서선자)가 국제결혼가족 자녀를 대상으로 ‘다(多)그루 공부방’ 학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다(多)그루 공부방’은 국제결혼가족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국제결혼가족 자녀의 기초 학습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울산중구가족센터는 오는 2월 24일부터 10월 21일까지...
  7. 췌장암 생존 비밀 ‘ULK1’ 단백질 규명…치료 가능성 제시 국내 연구진이 췌장관선암(PDAC) 세포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이유로 자가포식을 조절하는 단백질 ULK1을 규명했다. ULK1은 암세포가 스스로 일부를 분해해 에너지와 재료로 재활용하게 하는 핵심 조절자 역할을 한다. 마우스 모델에서 ULK1 기능을 차단하자 암세포 성장 속도가 감소하고, 면역억제 환경이 약화되며 항암 면역세포 활성은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