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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대다수 국가경제 위기가 그리스 스스로의 잘못 에서 비롯
  • 양인현
  • 등록 2017-03-23 10: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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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인 5명 중 3명 이상 공공부문을 축소하기를 원해



그리스 비평가들의 오랜 단골 주제는 '국가의 태도와 역할'이었다. 그리스 정부는 그리스 경제가 계속해서 재정의 생계지원을 필요로한다고 주장해왔다.


정치 시스템과 국민 대다수가 개혁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이런 시각은 정확할까?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리스 연구소 디아네오시스의 이달 설문결과 발표를 인용해 그 반대 증거들을 제시했다.


 '그리스인들이 믿는 것'이라는 제목의 이번 설문 결과는 그리스인들이 변화와 유럽 규범에 적응하는 것을 꺼린다는 기존의 견해를 지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위기를 초래한 부실 정책들을 폐기하지 않고는 현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동시에 지적한다.


이번 설문의 한 테마는 당연히 '유럽연합(EU) 회의론'이었다. EU 회원국 지위가 그리스에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3.5%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지난해 4월 설문 당시 해당 비율이 68%였던 것을 감안하면 유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대다수 그리스인들은 EU 회원국 지위가 그리스(29.6%)보다 EU(57.3%)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EU의 구조와 이해관계가 그리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유로 지지율 역시 지난 2015년 4월 73.9%에서 59.5%로 하락했다. 겨우 과반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서방 국가와 개방사회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그리스인의 59.7%가 세계화를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오직 34.4%만이 세계화를 기회로 생각했다.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비율이 상승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인기가 없다. 응답자 33.3%만이 자본주의에 대해 긍정적

인 견해를 보였다.


응답자의 거의 90%는 지난 10년간 너무 많은 이민자들이 유입됐다고 대답했다. 이민이 그리스의 인구통계학적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25%에 불과했다. 응답자 중 거의 절반(47.2%)이 그리스에서 태어난 사람과 아닌 사람이 하나가 될 수 없다고 믿었다.


응답자 4분의 3 이상(77.4%)이 러시아인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미국인을 선호한 경우는 49.7%, 독일인은 36.4%에 불과했다. 그리스인 3명중 1명은 유로존을 떠나 러시아와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그리스에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반면 그리스 금융위기의 원인과 극복 방안에 대해서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그리스인 대다수(62.1%)는 국가경제 위기가 '대부분 (그리스) 스스로의 잘못'에서 비롯됐다고 대답했다. 외국 요인이 크다고 응답한 그리스인의 비율은 9.7% 뿐이었다.


주목할만한 점은 정부의 역할에 대한 견해가 달라졌다는 대목이다. 지난 2015년 4월 '고부담 고복지'를 선호한 그리스인의 비율은 49.7%로, '저부담 저복지'를 지지한 39.2%를 압도했다. 2년간 실질적으로 과세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저부담 저복지를 지지하는 사람의 비율이 22.6% 포인트나 늘어났다. 


그리스인 5명 중 3명 이상(62.4%)이 공공부문을 축소하기를 원했다. 73.2%는 외국인 투자와 수출 유인으로 경제가 회복될거라 믿었다.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해 정부 지출이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의 비율 21.8%와 대조적이다. 마음 속의 감정과는 다르게 세계화는 위기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신민주주의당 대표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다. 그리스인들은 '위기가 낳은 자유주의자'에 가깝다고 WSJ은 평가했다. 이전 모델의 실패로 인해 자유시장을 해결책으로 고려하게 됐다는 것이다.


미초타키스가 주장했듯이 그리스인들은 '자유주의 혁명'이라는 이름의 급진적인 프로그램으로 돌아갈 준비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 이 프로그램은 과도한 세금, 규제, 국가개입으로부터 경제를 자유롭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제는 미초타키스가 유권자들의 수용적 태도를 기회로 삼아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또한 필연적인 반발에도 불구하고 급진적 프로그램을 그대로 고수할 수 있을지 여부라고 WSJ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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