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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박 전 대통령 영장 실질 심사를 앞두고 비상
  • 주정비
  • 등록 2017-03-30 09: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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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정 사상 처음 열리는 전직 대통령 영장 심사




박근혜(65)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맡은 강부영(43)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판사는 29일 밤늦게까지 803호 판사실에서 사건 기록과 씨름했다.


검찰이 제출한 수사 기록은 약 500쪽씩 묶은 책으로 220권, 무려 12만쪽가량이다. 지난달 특검이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하며 법원에 낸 기록의 10배다. 강 판사를 비롯한 영장 전담 판사 3명이 함께 쓰는 판사실에 기록을 쌓아두면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강 판사는 27일 영장이 청구된 뒤부터 다른 사건 영장 실질 심사는 하지 않고 박 전 대통령 사건에만 매달리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헌정(憲政) 사상 처음 열리는 전직 대통령 영장 심사이기도 해서 부담이 크지 않겠느냐"며 "하루하루가 한 달 같았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30일 오전 10시 30분 321호 법정에서 시작될 박 전 대통령 영장 실질 심사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법원은 29일 오후 6시 30분부터 321호 법정이 있는 서관(西館) 건물 출입구를 폐쇄했다. 이 출입구는 박 전 대통령이 영장 실질 심사를 위해 출석할 때와 심사를 마치고 나갈 때만 열린다.


바로 옆 건물인 서울중앙지검도 30일 오전부터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경호를 받으며 법원으로 직행하고, 영장 실질 심사가 끝난 뒤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강 판사의 '결론'을 기다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박 전 대통령의 자택에는 유영하 변호사가 오후 1시 10분쯤부터 두 시간가량 머물며 영장 실질 심사 대책을 숙의했다. 손범규 변호사는 "검찰 주장 중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이 뇌물(삼성이 낸 204억원)이라는 주장이 제일 문제가 많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조원진 의원 등 국회의원 82명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30일 오전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 가 박 전 대통령을 배웅할 계획이다.


 한 친박 의원은 "이날만큼은 주위의 눈치나 여론을 살피지 않고 인사를 하러 가겠다는 의원이 상당히 많다"면서 "열성 지지자들도 많이 나올 예정이어서 (박 전) 대통령이 타고 가는 자동차를 막아서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고도 했다.


친박계 인사들은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영장 청구로 인한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지난 27일 오전에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는 한동안 말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힘이 없었지만 그날 오후부터는 다소 나아졌다"고 했다.


한 친박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부터는 영장 심사와 그 이후 재판을 담당할 새로운 변호사 선임 문제 등도 논의했다"면서 "반드시 무죄를 입증하겠다는 의지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다른 친박 의원은 "검찰 조사 당시(21일) 뇌물 운운하는 검사의 말에 자존심이 몹시 상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앞서 일부 친박 의원들은 "헌재의 탄핵 심판부터 검찰 영장 청구까지 박 전 대통령에게 예측 보고가 잘못 들어가 매번 큰 충격을 받으시는 것 같다"며 박 전 대통령에게 변호인단을 바꾸는 것을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자택으로 돌아올 때 마중을 나갔던 한 친박 의원은 "청와대를 나올 때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정신적 스트레스로 몸이 더 불편해졌다고 들었다"며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잔다고 하더라"고 했다. 현재 박 전 대통령 곁에는 윤전추·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머무르며 비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 실질 심사가 시작되면 박 전 대통령은 321호 법정 한가운데 있는 피의자석(席)에 앉아 강부영 판사의 심문(審問)을 받거나 의견을 진술하게 된다.


영장 실질 심사는 검찰 측에서 먼저 구속영장의 요지와 구속 수사가 필요한 사유를 설명하고,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이에 반박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검찰 조사 때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대통령님'이라는 호칭이 사용됐으나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는 '피의자'로 불리게 된다.


법조계에선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13가지로 많고 양측의 다툼도 심해 영장 실질 심사 시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때의 7시간30분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영장 발부 여부 결정 역시 31일 새벽녘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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