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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삼성중공업 조선소, 크레인 무너져 6명 사망
  • 조병초
  • 등록 2017-05-02 09: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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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상자가 많아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



근로자의 날인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타워크레인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길이 60m, 무게 32t의 타워크레인은 휴식 시간을 맞아 삼삼오오 모여 있던 근로자들을 덮쳤다. 협력업체 직원 6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쳤다. 중상자가 많아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고는 이날 오후 2시 52분경 경남 거제시 장평동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7안벽(조선소에서 배를 띄워놓고 작업하는 곳)에서 발생했다.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거대한 ‘골리앗 크레인’(정식 명칭 갠트리크레인)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다가 타워크레인과 충돌했다.


당시 타워크레인은 섀클(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게 고리가 달린 연결장치) 해체 중이었다. 800t급 골리앗 크레인과 부딪힌 충격으로 타워크레인의 붐대(본체에 달린 작업 팔)가 50∼60m 아래 지상으로 추락했다.


날벼락 같은 사고로 근로자 고모 씨(45) 등 6명이 현장에서 숨지거나 병원 이송 후 사망했다. 또 김모 씨(37) 등 25명이 다쳐 대우병원과 거제백병원, 맑은샘병원 등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가운데 5명은 중상이다.


사상자들이 일하던 곳은 ‘마르틴링에 플랫폼’ 작업장. 2012년 12월 프랑스 토탈사로부터 5억 달러에 수주한 해양플랫폼(원유생산시설)을 만드는 곳이다. 근로자의 날이지만 다음 달 인도를 앞두고 이날도 작업이 진행됐다.


전체 근로자는 협력업체를 포함해 약 4만 명이지만 이날은 1만5000여 명이 근무했다. 사망자 6명은 모두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팔 등을 다쳐 거제백병원에 입원한 협력업체 근로자 김모 씨(48)는 “크레인이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낙하물 등이 사람들을 덮쳤다. 워낙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상자들에 따르면 오전 10시와 오후 3시 전후가 근로자 휴식시간이다. 그래서 사고 당시 흡연실과 화장실이 있는 쉼터에 협력업체 직원들이 모여 있었다. 현장에 있던 한 근로자는 “피해자들이 휴식을 취하려고 모여 있다가 사고를 당해 피해가 더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숨진 근로자들은 거제백병원과 대우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비보를 듣고 장례식장에 달려온 유가족들은 병원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숨진 박모 씨(44)의 어머니는 “내 아들이 대체 왜 누워 있느냐”며 오열했다. 박 씨는 조선소 협력업체 직원으로 3년 정도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를 당한 회사에는 1년 전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일하는 박 씨의 형(46)도 이날 다리 등을 다쳐 치료 중이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지방경찰청은 김주수 거제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수사본부를 구성했다. 거제경찰서 수사팀을 비롯해 경남경찰청 안전사고전담팀과 과학수사팀 등이 참여한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작업했던 크레인기사와 작업자, 관리자 등을 불러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평소 조선소에서 크레인을 작동할 때는 주변 크레인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보 사이렌을 울리거나 신호수가 관리하게 돼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크레인 안전 관리가 소홀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또 수사본부는 2일 오전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남도소방본부 등이 참가한 가운데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한다. 한편 ‘2017 해양플랜트 기자재박람회’ 참석을 위해 미국 휴스턴 출장 중인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사고 소식을 보고받고 조기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타워크레인 사고가 끊이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안전 불감증’을 꼽았다. 최창식 한양대 교수(건축공학과)는 “타워크레인은 설치 단계부터 작동 반경이나 하중 등을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며 “공기 단축 등의 이유가 현장의 안전 불감증으로 이어지면서 자주 사고가 일어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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