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용산 공무원, 베트남 일식당 욱일기 내려
  • 김만석
  • 등록 2020-09-23 14:03:45

기사수정

한 지방직 공무원이 베트남 일식당에 설치된 전범기(욱일승천기) 간판을 내려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윤성배(49) 용산국제교류사무소장. 베트남 중부 빈딘성 꾸이년(퀴논)시 현지에서 용산구(구청장 성장현)-퀴논시(시장 응오 황 남) 간 국제협력 사업을 총괄하는 공무원이다.


윤 소장은 지난 1일 퀴논시에 오픈한 모 일식전문점을 찾았다. 한데 문제가 있었다. 출입구 상단에 욱일기를 닮은 간판(사진)이 설치돼 있었던 것. 윤 소장은 즉시 식당 매니저를 찾아 “간판 디자인이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와 닮아 있으니 디자인을 바꾸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매니저는 “지적에는 공감한다”며 “하지만 외부 인테리어 업자가 공사를 했고 (본인은) 디자인을 바꿀 권한이 없다”고 답했다.


윤 소장은 인테리어 업자와도 직접 통화를 했다. 그러나 해당 업자 역시 “우리는 인터넷으로 일본풍 디자인을 찾다가 눈에 띄는 걸 보고 작업을 했을 뿐”이라며 “베트남에는 이를 금하는 법이 없다”고 교체를 거부했다.


결국 윤 소장은 현지인 도움을 얻기로 했다. 본인 SNS(페이스북)에 간판 사진을 올려 문제를 공론화한 것. 곧바로 반향이 일었다. 특히 윤 소장이 운영 중인 국제교류사무소 ‘꾸이년 세종학당’ 학생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식당으로 항의전화를 했다. 


윤 소장은 이튿날 다시 식당을 찾았다. 주인을 만나 직접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주인은 오히려 “베트남 예법 상 남의 사업에 간섭하는 게 더 문제”라며 “당신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식당 이미지가 나빠졌으니 배상해 달라”고 주장했다.


윤 소장도 지지 않았다. 게시글을 지우고 비용도 직접 낼테니 간판을 바꿔달라고 주인을 재차 설득했다. 결국 주인이 마음을 돌렸다. 3일 뒤 설치된 새 간판에는 문제의 욱광(旭光)이 사라졌고 45도 각도 사선이 배치됐다.


윤 소장은 바뀐 간판을 찍어 다시 페이스북에 올리고 “(주인이) 현명한 결정을 내려줘 고맙다”며 “퀴논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이 될 거라 믿는다”고 짧은 소감을 남겼다.


구 관계자는 “간판 교체 후 식당 주인과 인테리어 업자가 몰랐던 사실을 알려줘서 고맙다고 윤 소장에게 인사를 전했다”며 “처음에는 언쟁이 있었지만 지금은 잘 해결이 됐다”고 말했다.


베트남 퀴논시는 최근 뜨고 있는 국제 관광도시다. 서울 용산구와의 인연으로 인해 베트남을 대표하는 친한파 도시가 됐다. 퀴논시청에는 1년 365일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으며 올해 초 직항이 놓인 퀴논시 푸캇 공항에는 “어서오십시오. 대한민국 서울 용산구 자매도시 퀴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한글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퀴논시는 1965년 베트남전쟁 당시 용산에서 창설된 맹호부대가 주둔했던 곳이다. 하지만 1992년 한·베 국교수립 이후 참전했던 군인들이 도시간 우호교류를 제안, 1996년 용산구의원이던 성장현 구청장이 대표단으로 퀴논을 찾았다. 이후 다양한 교류가 있었고 이를 통해 성 구청장이 2018년 베트남 주석 우호훈장을 받기도 했다. 


윤 소장이 이끄는 용산국제교류사무소는 지난 2016년 개관 이래 한국어 강좌(꾸이년 세종학당), 사랑의 집짓기, 유치원 건립, 백내장 치료지원 등 현지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빈딘성 투자설명회’를 뒤에서 후원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이번 전범기 간판 교체는 도시외교사의 쾌거로 기록될 것”이라며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도록 구와 공직자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국가대표 NO.1 태권도, 당하동 취약계층을 위한 인천 서구 백석동 소재 국가대표 NO1.태권도(관장 박찬성)는 지난 2025년 12월 31일 관내 소외계층에 전달해 달라며 이웃돕기 사랑의 라면 꾸러미(800개)를 당하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동장 이미숙, 공동위원장 이미숙)에 전달하였다.  국가대표 NO1.태권도는 새해를 앞두고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나눔의 사랑을 전달하고자 라면 기부 행사...
  2. 국공립아라한신어반파크어린이집, 아라1동에 사랑의 모금함 전달 국공립아라한신어반파크어린이집(원장 김은정)은 지난 2025년 12월 30일 인천 서구 아라1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이지영,장혁중)에 사랑의 모금함(모금액 1,348,000원)을 기부하였다. 이번 전달식은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모은 성금을 어린이집 원아들과 교직원이 모두 참여하여 전달함으로서 더욱 뜻깊었다. 국공립아라한..
  3. 새해 첫날에도 멈추지 않은 전쟁…우크라이나·러시아, 드론 공습 맞불 유리창과 지붕은 날아갔고 건물 곳곳은 검게 그을렸다. 새해를 맞아 나누던 음식은 잿더미에 뒤덮였다. 새해 첫날,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점령지인 헤르손 지역의 호텔 등을 타격했다. 러시아 측은 최소 2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며, 평화를 말하면서 민간인을 공격했다는 비난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새해 첫 해가 밝기 전 러시...
  4. 13년째 이어진 ‘새해 인사 한 그릇’…배봉산 떡국나눔, 동대문의 겨울 문화가 됐다 배봉산의 새해는 해가 아니라 냄비에서 먼저 시작됐다. 아직 어둠이 남은 새벽, 열린광장 한켠에서 피어오른 하얀 김은 ‘올해도 왔구나’라는 신호처럼 퍼졌다. 누군가에게는 해맞이보다 더 익숙한 풍경, 동대문구 배봉산 ‘복떡국’이다.서울 동대문구가 신정(1월 1일)마다 이어가는 떡국 나눔은 이제 ‘행사’라기보다 지역의 아름다운 .
  5. 서천군 한산면, 건지산성 해돋이 행사로 새해 시작 서천군 한산면은 1일 건지산성 정상에서 ‘2026년 한산 건지산성 해돋이 행사’를 개최하며 새해의 시작을 알렸다.이번 행사는 새해 첫 해를 맞아 지역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하고 주민 간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이른 아침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민들이 건지산 정상에 모여 뜻깊은 시간을 함께했다.행사는 개회식과 신년...
  6. 서천군, 2026년 시무식 개최 서천군은 지난 2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2026년 시무식을 개최하여 병오년(丙午年) 새해 군정 운영의 시작을 알렸다.이날 시무식에는 본청 전 직원 및 읍·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새해를 맞아 서천의 군정의 운영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김기웅 군수는 신년사를 통해 “2026년은 그동안 추진 중인 정책과 사업들이 안정..
  7. 울산암각화박물관 ‘반구천의 암각화’세계유산 등재 효과‘톡톡’ [뉴스21일간=김태인 ]  울산암각화박물관이 지난해 7월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후 관람객이 크게 늘며 지역 문화관광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인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등 2기를 포함한 유적으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17...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