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신간 <성안집 사람들>
  • 윤만형
  • 등록 2025-10-27 10:35:44

기사수정


▲ 사진=출판유통통합전산망

강인숙의 자전적 에세이 『성안집 사람들』은 한 여성 지식인이 평생 써온 기록들을 갈무리해 엮은 에세이 전집의 첫 권이자, 그 뿌리를 보여주는 출발점이다. 작가는 구순을 넘긴 지금까지도 글을 통해 자신의 삶과 시대를 성찰해왔다. 『성안집 사람들』은 2004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된 여러 에세이집 가운데 『아버지와의 만남』, 『어느 고양이의 꿈』, 『셋째 딸 이야기』 세 권을 합하고 추려 새롭게 재구성하고 보완한 결정판이다. 고향과 가족이라는 근원을 다룬 이 책에서 작가는 “내 고향과 내 조국은 어려서 살았던 퇴락한 성안집 울타리 안이며, 거기서 함께 살았던 혈족들이다”라고 고백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세계관이 형성된 뿌리를 되짚는다.

책의 중심에는 북녘 변방에 있던 ‘성안집’이 있다. 옛 역참터에 남아 있던 마지막 집, 폐허 속에서도 매화와 은행나무가 서 있던 곳은 작가의 유년을 품은 장소이자, 곧바로 홍수와 피난, 전쟁과 상실의 기억으로 덮인 공간이었다. 성안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한 집안의 역사이자 곧 한 시대의 축소판이다. 귀양살이한 조상에서 시작해, 식민지 시기 개화기에 엇갈린 조부 형제, 독립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아버지, 전쟁으로 학업과 청춘을 잃은 오빠, 강제 결혼과 전쟁 미망인의 길을 걸은 언니, 정신대로 끌려간 여동생까지, 각 인물의 삶은 시대의 굴곡과 겹쳐져 있다.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의 강인함, 집안을 떠받친 딸들의 존재, 유배민의 후손으로 이어받은 강직한 기질과 현실적 곤궁, 교육에 대한 열망과 좌절이 모두 이 책 속에 촘촘히 담겨 있다.

『성안집 사람들』의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작가가 자신의 기억과 가족의 역사를 정리하는 이 작업은 단순한 집안의 연대기가 아니다. 역사와 사회를 개인의 경험 속에서 되살려내는 과정이자, 집단의 역사를 증언하는 행위다. 오늘날 자전적 에세이나 가족사를 다룬 작품이 드문 가운데, 강인숙의 서사는 개인의 기록을 넘어 한국 현대사의 또 다른 문학적 통로가 된다. 한 집안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자기 가족사의 흔적과 맞닿게 되고, 역사가 결국 개인들의 총합임을 실감하게 된다. 『성안집 사람들』은 유년의 기억을 불러오는 서정성과 시대를 꿰뚫는 사유가 결합된 독특한 성취로, 상실과 비극을 넘어 삶을 지탱해온 인간성, 여성들의 저력, 교육에 대한 열망, 다시 일어서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성안집은 사라졌지만, 그 울타리 안에서 함께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되살아나,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가족의 서사’를 회복하는 길을 제시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개학기 맞이 청소년 유해환경 민관 합동 점검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개학기를 맞아 지난 3월 19일 오후 7시부터 일산해수욕장 및 인근 상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청소년 보호 및 건전한 성장 환경 조성을 위한 청소년 유해환경 민관 합동 지도점검을 했다.    이번 점검에는 동구청, 동부경찰서, 동구시민경찰연합회(회장 김동정) 20여 명이 참석하였으며, 학교 주...
  2. 동구, 어르신 대상포진 무료 예방접종 3월 16일 시작 [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3월 16일부터 백신 소진 시까지 65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대상포진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이번 접종 대상은 주민등록상 울산 동구에 1년 이상 거주한 65세 이상(1961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어르신으로, 기존에 대상포진 예방접종 이력이 없는 주민이다.    또한 울산시 취약계층 ...
  3. 동구, 제81회 식목일 나무심기 행사 개최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제81회 식목일을 맞아 3월 20일 오전 10시 30분 미포구장 인근 염포산 등산로 일원(화정동 산160-2번지)에서 지역 주민과 공무원, 자생 단체 등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나무 심기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생활권 주변 산림을 가꾸고 녹지 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이날 참가자들...
  4. 울산 동구 가온누리봉사대, 군고구마 판매 수익금 100만 원 기탁 화정동 행정복지센터[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 소재 봉사단체인 울산동구 가온누리봉사대(회장 이선미)는 3월 20일 화정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지역 취약계층을 위해 써달라며 군고구마 판매 수익금 100만 원을 전달했다.이날 전달된 성금은 가온누리봉사대가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진행한 군고구마 판매 활동을 통해 마련된 것으로, 어...
  5. 울산 동구 아이돌봄지원센터 아이돌보미 아동 학대 예방 교육 진행 울산동구아이돌봄지원센터[뉴스21일간=임정훈]울산동구아이돌봄지원센터(대표 권오헌)는 3월 19일과 20일 이틀간 오전 10시 30분~11시 30분 꽃바위문화관에서 울산 동구 아이돌봄지원센터 소속 아이돌보미 및 전담 인력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했다.    이번 교육은 아동학대 행동 예방 및 올바른 훈육 기술 습득, 보호자와의 ...
  6. 동구보건소, 제19회 암 예방의 날 홍보 캠페인 울산동구보건소[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보건소는 암 예방 및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3월 20일 오후 2시부터 동울산종합시장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제19회 암 예방의 날’을 기념하는 국가암검진 홍보 캠페인을 했다.    매년 3월 21일인 ‘암 예방의 날’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
  7. 박맹우 전 울산시장, 국힘 공천 배제 불복 및 재심 청구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국민의힘 울산시장 공천 결과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컷오프된 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19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결정에 대한 강력한 불복 의사를 밝혔다. 박 전 시장은 “공천관리위원회가 합당한 사유 설명 없이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컷오프를 통보했다”며, 이미.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