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C뉴스영상캡쳐
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를 공개적으로 시사하자, 유럽 주요국들은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자력 방어 체계를 강화하는 전략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탈퇴는 어렵지만, 공개 언급만으로도 ‘회원국 공격 시 공동 방어’라는 나토 5조의 신뢰가 흔들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 시각) 유럽 고위 관료들의 판단을 전하며, 유럽에 주둔 중인 미군 7만 명이 철수해도 ‘유럽판 나토’는 충분히 구축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나토 지휘 체계와 기반 시설은 유지하되, 미국이 맡던 역할을 유럽 국가들이 대신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의 막대한 군사력과 자금력은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지만, 현실적 목표는 러시아보다 강력한 군사력 확보로 설정하고 있다.
유럽은 이미 2년 전부터 ‘안보 무임승차’ 문제를 고려해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방어를 강화하는 방안을 연구해왔다. 브뤼겔 연구소와 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는 유럽이 러시아 침략 억제를 위해 단기적으로 30만 명 병력 추가 배치와 연간 최소 2,900억 달러(약 436조 원)의 방위비 증액이 필요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가장 큰 공백은 미국의 핵우산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와 영국은 자국 핵우산을 유럽 전역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공동의 핵 전략을 조율하며, 핵무기 사용 및 배치를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프랑스는 핵무기 비축량을 늘리고, 영국은 핵추진 잠수함과 공중 기반 폭격기 전력을 재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양국의 핵탄두 수는 미국과 러시아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방위비 증액과 병력 확충도 이어지고 있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확대하라고 요구하자, 유럽 각국은 징병제 부활과 병력 확충으로 대응했다. 다만 일부 국가의 재정 여건과 유럽 내 전략적 엇박자는 지속 가능성과 속도 측면에서 과제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이 미군의 수송, 정보 감시, 정찰 능력을 단기간에 확보할 수 없다”면서도, 유럽 자력 방어 역량을 점진적으로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명확히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응은 단순한 방위 증강이 아니라, 미국 중심의 나토 체제에서 벗어나 유럽이 독립적 안보 전략을 실험하는 현실적 준비라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