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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째 그대로인 그 곳 강경이 좋다
  • 김재학
  • 등록 2012-11-21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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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 근대 문화유적을 찾아서
지난달 화창했던 어느 휴일, 논산 강경을 찾았다. 호남선 열차에 몸을 싣고 강경역에 도착했다. 역전으로 나오자 강경의 진한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대부분 ‘강경’하면 젓갈을 떠올릴 것이다. 나도 그랬다. 강경에 가자는 친구의 말을 듣고 ‘젓갈?’이라는 말이 제일 먼저 나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강경을 찾은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근대의 진한 향취가 묻어나는 곳. 강경의 문화유산을 찾아 나섰다.

충남의 일부 지역은 백제의 근거지로 수많은 문화유적이 남아있다. 공주나 부여가 가장 대표적이다. 내가 사는 지역인 천안에도 유관순 열사의 생가가 있어 종종 외부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오곤 한다. 반면에 강경은 생소했다. 위에도 말했듯이 젓갈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었다. 지역의 특산품을 잘 홍보한 덕에 강경=젓갈 이라는 인식이 심어졌다.

금강산도 식후경! 젓갈백반대신 선택한 칼국수

강경역에서 바로 나와 많은 젓갈 가게를 지나왔다. 때마침 식사 때였고 미리 알아뒀던 맛 집으로 향했다. 강경에 왔으니 젓갈백반을 먹을 만도 했지만 칼국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향한 곳은 약간 변두리에 위치한 유명 칼국수 집이었다. 2층 건물에 사람들이 꽉꽉 들어차 있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맛있게 칼국수를 먹고 있는 모습에 절로 군침이 돌았다. 칼국수에 보쌈, 거기다 만두까지 배부르게 한 상 가득히 먹고 나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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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국수 먹기 전에 보쌈 한 접시! 보리밥은 기본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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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바지락 칼국수. 바지락이 한 가득!

 

본격적으로 찾아 나선 첫 근대 유산은 ‘구 강경 노동조합’이었다. 1920년대 당시는 내륙지방으로서의 수산물 유통은 대부분 강경 포구를 통해 전국으로 운송되었기 때문에 노동조합의 규모나 세력이 대단했다고 한다(안내문 참조). 한 백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의 건물은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한옥은 본래 손이 많이 가는 가옥이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관리하지 못한다는 말마따나 여러곳 현대식으로 손본 흔적이 역력했다. 처음 만난 유산이 제 모습을 가지고 있지 못한 모습에 초반부터 맥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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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강경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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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보전되지 못해 아쉬운 옛 건물


근대 일상용품은 주민들 기증받아 전시

하지만 다음으로 간 ‘강격역사관’에서 금세 기분이 나아졌다. 본 건물은 예전에 ‘한일은행 강경지점’으로 사용되던 근대 건물이다.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역사박물관의 초기 관람객으로 방명록을 남기고 찬찬히 옛 유산들을 살펴봤다. 강경은 포구로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지만, 종교유산으로도 많은 가치가 남아있는 곳이다. 역사관에는 강점기 때, 신사참배에 반발했던 학생들의 기록부터 천주교의 역사까지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근대 일상용품들도 주민들의 기증을 받아 전시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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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한 강경역사관의 모습



다음으로 향한 곳은 옥녀봉이다. 한적한 도로를 지나 낮은 산책로를 쭉 따라가면 강경이 내려다보이는 곳이 다다른다. 공원처럼 꾸며놓은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거나 쉬고 있었다. 어린 아이들이 가족단위로 놀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 쪽으로는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절경을 연출했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으로 그 곳에 앉아 따뜻한 바람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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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에 있는 정자. 양쪽으로 금강과 강경읍 일대를 볼 수 있는 곳!



강경 북옥감리교회 문이 2개인 이유

다음으로는 ‘강경 북옥감리교회’를 찾았다. 앞서 말했듯 강경은 종교적으로 많은 유산이 남아있는 곳이다. 이곳은 특이하게 문이 2개이다. 유교적 전통이 남아있던 한국에서 남녀가 따로 출입하는 문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주택가 속에 근대 유적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강경이란 곳의 뿌리가 느껴졌다.

 60년대 드라마 속에서나 나올 법한 골목골목을 지나 ‘구 남일당 한약방’을 찾아갔다. 떠나기 전 사전 조사를 하면서 본 바로, 이곳은 현재의 압구정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중심이요 요충지였다고 한다. 한적하고 좁은 골목에 위치한 이 문화유산을 보며 세월의 흐름을 절감했다. 이 건물은 한옥의 요소들과 일본식 건물의 특징을 결합해놓은 건물이라고 한다. 현재는 개인 소유의 건물이라 내부는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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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남일당 한약방



골목을 빠져나와 도로를 따라 걷다가 ‘구 강경공립상업학교 관사’에 도착했다. 일본식 지분에 한옥의 기와를 얻은 근대식 건물이었다. 고등학교 안에 위치한 이 관사는 출입은 통제하고 있지만, 80년 전 근대화에 선전했던 강경의 역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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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강경공립상업학교 관사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강경상고에서 멀지 않은 강경중앙초등학교이다. 강경에서 가장 먼저 세운 근대식 교육기관으로 교사 건물은 재건축한 것이지만 강당은 1937년 준공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안내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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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중앙초등학교 강당

왔던 길을 따라 다시 돌아가는 길. 곳곳에 피어있는 감들이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었다. 한적한 시골마을의 느낌들이 영화 속에서 나올 법한 느낌들이었다.

마지막으로 강경젓갈 전시관에 들러 젓갈의 역사(?)를 둘러본 뒤에 집으로 돌아왔다.

시설보전 노력·관광 길안내표지판 등 보완 필요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이 점점 쇠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었다. 또 한 가지 도보로 관광하기에는 길안내 표지판이 없는 곳이 많아 어려움이 따랐다. 이 같은 점을 보완하고, 시설 등을 좀 더 잘 보전한다면 훨씬 큰 역사적 가치가 있음이 틀림없다. 지역 특산품에만 투자하기보다 역사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들에 대해 지역에서 많이 관심 갖고 관리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남겼다.

반갑게도 며칠 전, <강경 '근대역사문화공간' 다시 태어난다 - 충남도 112억 투입 2014년까지 '빛·소금' 특화거리 조성>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봤다. 2014년 새롭게 빛날 강경이 충남도 관광산업 발전에 큰 획을 그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대된다! 100년이 지나도 그대로 바다로 향하는 꿈을 안을 그 곳, 강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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