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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키즈카페가 휠체어 반입을 금지
  • 김영재
  • 등록 2017-02-23 10: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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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퀴 깨끗하게 닦겠다 해도 아이만 안고 들어가라
  • 한국도 3000만원 벌금형,당국서 거의 단속 안해 유명무실



지난 18일 서울 성북구 한 대형 마트 안에 있는 'D 키즈카페'. 지체장애 1급인 딸(7)을 데리고 이곳을 찾은 이상모(42)·신미영(34)씨 부부가 입구에서 제지를 당했다.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있는 딸을 보고 직원이 "길거리에서 이용하는 휠체어를 안으로 가지고 들어오면 손님들이 항의한다"며 막아선 것이다.


이씨 부부가 "바퀴를 깨끗하게 닦고 들어가면 안 되겠느냐"고 했지만 직원은 "휠체어를 밖에 두고 딸을 안고 다닐 경우에만 입장할 수 있다"고 버텼다고 한다. 어머니 신씨는 "실랑이가 일자 주변 사람들이 모두 우리를 바라봐 낯이 뜨거웠다"며 "무엇보다 아이가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까 봐 걱정이 됐다"고 했다.


아동용 실내 놀이 시설과 부모가 쉴 수 있는 카페 공간을 함께 갖춘 '키즈카페'가 전국적으로 1100곳 넘게 성업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 키즈카페가 '내부 시설이 손상될 수 있다' '아이들과 부딪칠 수 있다'는 이유로 휠체어 반입을 금지하고 있어 장애인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년 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를 타는 김시영(6)군도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키즈카페에 갔다가 입장을 거부당했다. 김군 어머니(34)는 "아들이 '정글에서 살아남기' 놀이 기구를 타보고 싶다고 했는데 잔뜩 풀이 죽은 모습을 보니 가슴이 미어졌다"며 "장애아는 박물관 같은 곳만 가라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 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모든 업소는 장애인의 접근과 시설 이용을 제한하거나 거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본지가 서울 강남 지역의 키즈카페 10곳에 문의해보니 이 중 8곳은 휠체어를 탄 장애 아동의 입장이 불가능했다.


서초구의 J키즈카페는 "휠체어가 다른 아이들과 부딪쳐 위험할 수 있다"며 안전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다른 업소들은 "휠체어 끌고 들어오면 바닥이 지저분해져서 안 된다"(송파구 P 키즈카페) "바닥 재질이 나무 마루라 휠체어가 다니면 손상될 수 있다"(송파구 B 키즈카페) "아이들이 맨발로 다니는 곳이라 휠체어는 안 된다"(서초구 M 키즈카페) 같은 이유를 들었다.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거나 공간이 좁아서 휠체어가 다닐 수 없다는 곳도 있었다.


미국 등 선진국은 업소 이용에서 장애인 차별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미국 장애인법(ADA)에 따르면 장애인 차별로 적발당할 경우 최초 위반에 최대 8600만원, 재적발 시 최대 1억7000만원 벌금을 물게 돼 있다.


우리나라도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지만 사실상 당국의 단속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대다수 키즈카페가 대놓고 휠체어 입장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비장애인 부모 사이에서도 이런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부모 박지영(여·40)씨는 "미국에 있을 때 한국의 키즈카페 같은 데를 갔는데 모든 계단 옆에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도록 경사면이 설치돼 있었다"며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장애인 친구와 자연스럽게 어울릴 환경이 조성돼야 차별이 줄지 않겠느냐"고 했다.


반면 휠체어 입장에 반대하는 의견도 상당수다. 조모(여·39)씨는 "휠체어가 다른 아이들에게 100%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 없는데 휠체어를 타고 꼭 키즈카페를 이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다"고 했다. 손주를 데리고 서울 역삼동의 키즈카페를 찾은 장재영(여·61)씨는 "업소 측이 장애인 편의 시설을 완전히 갖추기 전에 입장하게 하는 건 모두에게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반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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