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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시선 의식 않고 일할 수 있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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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1-09-02 1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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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교도소가 창립 지원…전체 직원 절반 출소자 채용
채용수(36)씨는 전과자다. 2008년 7월 경기도 안양의 한 교회에 들어가 헌금함에 손을 댔다가 구속돼 청주교도소에서 2년4개월을 복역하고 지난해 12월 석방됐다. 그러나 8개월이 지난 현재 그는 어엿한 IT 전문 회사의 영업팀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교도소에서 1년 동안 정보기기 분야 기술교육 과정을 마친 그는 출소 후 교도소 알선으로 취업에 성공했다. 출소자들이 중심이 돼 운영 중인 사회적기업 누리뜰희망IT(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대표 오동식)에 입사한 것이다.
 
오전 8시 청주 시내 ‘출소자의 집’(출소자에게 국가가 임시로 제공하는 숙소)을 나서는 채씨는 오후 6시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다. 그가 맡은 일은 전국 70여 곳의 노인복지시설 전산시스템 관리. 많게는 한 달에 10여 차례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곳곳을 출장 다니며 컴퓨터 프로그램 유지 보수를 해야 한다. 월 120만원가량의 적은 보수를 받지만 그에게 회사는 이름처럼 ‘온 세상을 우리 집 앞마당처럼’ 만들 수 있는 희망의 일터다.
 
고향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전자회사에서 8년가량 근무했던 채씨의 지금 희망은 현 회사에서 컴퓨터 유지 보수 업무를 확실히 익힌 뒤 자그마한 가전제품 수리점을 창업하는 것이다. 얼굴과 본명을 떳떳하게 공개한 채씨는 “함께 복역했던 사람들과 어울려 일하기 때문에 주위 시선이나 눈치를 볼 필요 없어 좋다”며 “고향의 아버지도 제 일을 자랑스러워 하신다”고 말했다.
 
전국 70여 곳 노인복지시설 전산시스템 관리
청주교도소가 작년 11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창립을 지원한 누리뜰희망IT는 지난달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출소자들이 주축이 돼 만든 전국 첫 사회적기업이다. 2009년 2월부터 창업 준비에 들어간 이 회사는 여러 기관·단체의 지원을 받아 탄생했다.
 
출소자 취업지원위원장을 맡았던 김철수(64) 충북레미콘공업협동조합 전무이사는 70평가량의 사무실 공간을 무료로 내주기도 했다. 기존 IT 전문 회사를 모태로 만든 이 회사에는 채씨를 비롯해 출소자 7명이 근무 중이다. 회사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이다. 교도소 직업훈련 과정을 거친 사람 가운데 철저한 심사를 거쳐 선발했다.
 
최효숙 청주교도소장은 “누군가 넘어졌을 때 손을 잡아주면 다시 일어서기가 정말 쉽다”며 “누리뜰희망IT도 이런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2009년 기준 출소자 재범률은 22.4퍼센트로 5명 중 1명꼴로 다시 범죄 유혹에 넘어간다”며 “이들이 재범에 이르지 않도록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출소자들은 일반 직원들과 돈독한 선후배 관계를 유지하며 업무에 적응하고 있다. 누리뜰희망IT 영업부 장용진 팀장은 “채씨를 비롯한 출소자들이 바쁜 와중에도 짜증내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며 “업무 능력도 전문가 못지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누리뜰희망IT가 국내 여러 대학과 공동 개발한 노인 생활시설복지 관리 전산시스템(E-Care Management)은 꼼꼼한 업무 처리 능력과 편리한 기능 덕에 전국 사회복지시설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요양원에 있는 노모가 오늘 아침 무슨 반찬으로 식사를 했는지, 건강 상태는 어떤지 등을 컴퓨터로 소상히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누리뜰희망IT 오동식 대표는 “아직 넉넉하게 임금을 주진 못하지만 출소자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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