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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상성보안부장 해임 이유
  • 양길영
  • 등록 2012-10-22 1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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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포커스-주상성 해임 이후 일부 언론들에선 북중 국경경비가 허술한데 대한 책임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주상성 사건의 발단은 2011년 김일성의 생가인 만경대 문 도난 사건에서 시작됐다. 그 주인공은 김일성종합대학 3학년에서 중퇴한 평북도 출신 대학생이었다. 그 대학생은 고향 친구였던 관리인과 짜고 그가 보안원에게 말을 거는 동안 침입하여 만경대의 여러 문짝 중 유일하게 남아있던 진품 문을 뜯어냈다. 사립문이나 다른 외부 문들은 밖에 노출돼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여러 번 다른 모조품으로 바꾸었지만 대학생이 뜯어낸 문은 부엌에서 방으로 들어가는 내부 문이어서 북한 정권이 내적으로 생가의 1호 유적물로 지정한 것이었다.
 
다음 날 아침까지도 밖의 인민보안부 경비원들은 문이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강사가 출근하여서야 문 도난사건을 알게 됐고, 그래서 인민보안부보다 평양시당이 먼저 김정일에게 보고하게 되었다. 김정일의 지시로 당조직부는 사건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만경대 경비를 맡은 인민보안부에 대한 검열을 단행하게 되었다. 주상성 보안상은 당조직부 검열단에 왜 인민보안부 전체를 검열하는가? 해당 부서인 경비훈련국만 검열하라고 요구했다.
 
주상성이 당조직부를 상대로 큰 소리 칠 수 있었던 것은 2009년부터 인민보안성이 인민보안부로 승격되면서 국방위원회 소속이 돼 조직의 위상도 커졌고, 그래서 보안원들의 사기도 그만큼 증진시키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주상성은 김정일의 특별한 신임을 받던 인물이어서 08년 6월경에 북한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보안성 사건’에서도 살아남은 생존자였다.
 
‘보안성 사건’이 유명했던 것은 북한의 보안역사상 처음으로 정치국장, 선전부장, 조직부국장 등 정치부 핵심간부들이 한꺼번에 숙청됐기 때문이다. 사회안전성을 인민보안성으로 명칭을 개편할 만큼 심각했던 ‘심화조 사건’ 이후 두 번째로 맞는 정치국 해체 사건이어서 그 여파는 더 컸다. 사건은 인민보안성 산하 무역국장 겸 록산총회사 사장과 정치국과의 갈등이 당조직부 신고로까지 이어지며 시작됐다.
 
록산총회사는 인민보안부 안전기술국의 지문센터 기술을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리비아, 애급 등 여러 중동과 아프리카 나라들에 수출하는 사업을 주도해왔다. 막대한 외화가 들어오게 되자 정치국은 인민보안성 소속인 봉화예술극장을 “장군님을 최상의 수준에서 언제든 모실 수 있는 1호극장으로 꾸리고, 인민보안성 협주단의 현대적 음향시설과 악기들을 사오겠다.”고 하였다. 그 외에도 정치국의 각종 업무들과 심지어는 사비로도 외화를 지출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무역국장은 실무 안전사업에 돈을 써야 한다며 정치국의 동의 없이 5000조의 시위진압용 무기를 수입하였다. 당시 국방위원회 지시로 인민보안성에는 5000명 규모의 특수기동대가 은밀히 조직됐었지만 북한은 그동안 군의 무력진압방법에만 의존해왔기 때문에 특수기동대의 장비나 무기가 전혀 없는 실정이었다. 무역국장은 국방위원회로부터 자신이 받은 지시는 특수기동대의 중무장이었다며 정치국을 신고했고, 결국 김정일 지시로 당조직부가 1개월의 검열 끝에 정치국을 아예 해산시키게 됐던 것이다.
 
정치국장은 인민무력부 선물관 강사로, 조직부국장은 체신성 자재상사 초급당비서, 선전부국장은 청년전위출판사 당비서로 강등되었다. 그때 보안상인 주상성은 당조직부의 경고를 받는 정도로만 끝났기 때문에 만경대 문 도난 사건과 관련한 당조직부 검열은 08년에 비하면 약과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당당하게 당조직부 검열대상 축소를 강하게 요구하며 홀대했다. 국방위원회 소속 인민보안부의 조직적 방해에 화가 난 중앙당 조직지도부 민병철 검열부장은 주상성의 거부입장을 그대로 김정일에게 직보하였다.
 
“국방위원회 주상성보안부장이 장군님의 지시로 이루어지는 중앙당 조직부 검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보고를 받은 김정일은 “주상성이 만경대 문 도난 사건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아직 모르는 것 같다, 민병철 조직지도부장이 주상성을 해임을 시키던 경고를 주던 마음대로 하라.”는 말로 특권을 주었다. 그렇게 되어 보안부 말단 직원들까지 당조직부 지도간부들에게 불러가 조사를 받을 정도의 엄격한 검열이 시작되었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옷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당조직지도부가 작심하고 시작한 검열의 결과는 주상성에게 매우 불리했다. 여자문제, 돈 문제, 그리고 폭주문제까지 주상성은 졸지에 충신에서 추인이 되었다. 2011년 4월 주상성은 보안부장 직위에서 상좌로 강직되어 평안남도 대동군 보안서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두 달 후에는 아예 연로보장 대상으로 집에 들여보내 그는 현재 말년을 아무 우대가 없는 쓸쓸한 삶을 살고 있다. 주상성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북한에는 오직 김씨 일가 외 다른 특별한 삶이란 있을 수가 없다. 주상성의 교훈은 북한에서 충성의 대가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보여주는 수많은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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