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포커스-재미교포 여성이 북한을 여행한 경험담을 기고한 ‘재미교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라는 글이 한 인터넷 신문을 통해 소개됐다. 글쓴이는 민족의 동일성을 강조하거나 북한 주민의 순수한 모습을 자주 묘사하며 북한도 대체로 ‘사람이 살만한 곳’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무턱대고 북한을 옹호하는 것이 아닌 사소한 사건에선 북한의 부족하고 아쉬운 점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은 ‘알고 보니 북한도 사람 살기 괜찮더라.’ 라는 식으로 대부분 여행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처음에는 북한의 실상을 얕잡아 보는 듯하다가도 결국 마무리는 훈훈하게 하는 틀에박힌 패턴으로 여행기를 쓰고 있다. 도시 전체가 영화세트장 같은 평양 및 지방 도시를 들러보고 마치 북한의 대부분을 자기가 판단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른 것 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글을 올린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글을 본 탈북자의 반응은 어떨까?
한마디로 탈북자의 공통된 의견은 “순진한 아줌마 한 명이 북한의 놀음에 놀아난 격.”이라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 무지한 그녀였기에 자신의 예상과 다른 겉모습을 가진 북한의 모습을 접할 때마다 마치 북한이 전혀 다른 세상인 것처럼 혼자서 놀라는 모습은 마치 순진한 초등학생처럼 느껴졌다. 북한 안내원이 정해주는 도시 몇 군데의 모습을 보고나선 마치 북한의 모든 면을 다 보고 온 듯이 글을 쓴 것이다.
그래선지 그녀가 의도적으로 지어낸 이야기라고 믿을만한 글들도 적지 않았다. 여행기 속에서 등장하는 북한주민이나 주변인이 말한 내용이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많다. 단순히 단어 선택의 실수라고 볼 수 만은 없는 부분들이다.
예를 들면 북한 안내원이 북한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내용 중 "여기서도 학교 공부 외에 더 공부하기도 하지만, 돈을 주고 하는 경우는 없습네다. 주위에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는데 고저 때 되면 선물하는 정도입네다."라는 구절이 있다. ‘고저’라는 단어까지 생생히 묘사한 글에서 ‘선물’이라는 단어를 실수로 넣었을 리는 없다.
북한에서 선물이라는 단어는 감히 일반 북한주민이 사용할 수 없다. 오로지 김일성 일가로 부터 무언가를 받았을 때만 쓰이는 신격화 단어인데 그것을 북한 안내원이 일상용어로 사용했다는 것은 북한에선 상식 밖의 일이다. 글쓴이가 정확히 말을 지어내려 했다면 북한식으로 선물 대신 ‘기념품’이란 단어를 썼어야 한다.
더구나 북한 운전사가 “남한은 잘산다면서 왜 자살률이 높으냐”며 갑자기 묻는 대목은 지나친 작위다움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국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주제와 시각에 대해 필자와 주변인물들이 대신 이야기해주는 척하면서 북한에 대해 결국은 독자들도 나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은연중에 주장하는 식이다.
과연 필자가 직접 쓴 것인지 편집과정에서 대폭 수정을 거친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외에도 재미교포 아줌마가 느낀 북한 여행기 속의 착각을 빙자한 거짓은 무엇이고 그 진실은 무엇인지 탈북자가 증언하는 내용을 토대로 다음 편에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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