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설명회가 성황을 이뤄 민자 유치 성사 가능성이 점쳐졌던 충북경제자유구역 충주 에코폴리스지구 개발사업의 1차 공모가 실패로 돌아갔다.
24일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난 8월16일부터 이날까지 70일간 충주 에코폴리스지구 개발사업자시행자를 공개 모집한 결과 한곳도 서류를 접수하지 않았다.
충주 에코폴리스 개발사업은 충주시 가금면 일대 약 420만㎡ 면적에 자동차 관련 전장부품·친환경에너지 전문 특화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충주 에코폴리스는 군비행장 등 지역적 위치 결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굴지의 대형건설사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해 큰 이변이 없는 한 민간개발사업자 모집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낳았다.
◆초기 대기업 입질… 뚜껑 열어보니 빈통
지난달 13일 서울 논현동 건설공제조합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 현대건설, 쌍용건설, SK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을 포함해 53개 업체가 대거 참석했다.
또 이달 초 충주 현지 설명회에도 메이저 건설사로 북적이자 KTX오송역세권 개발사업 포기로 큰 타격을 받았던 충북도가 내심 큰 기대를 걸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공모함이 텅텅 빈 것이다.
1차 공모가 실패하자 충북도는 상당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입질이 전날까지 계속됐고 사업 문의 또한 전날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경자구역청 관계자는 “초반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면서 공모 실패를 아쉬워했다.
◆기업체, 분양가 인하 요구
충주 에코폴리스 개발사업의 1차 민자유치 공모가 실패로 돌아간 데는 분양가 문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심을 보인 기업체들이 분양가 인하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충북경자구역청은 충주 에코폴리스 조성원가는 3.3㎡(1평)당 60만원대 초반으로 예상했다.
이곳이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여서 미래가치나 입지여건 대비, 이 지가가 저렴해 기업들이 투자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게 충북경자구역청의 분석이었다.
기업들은 교통요충지라는 점에는 이견을 보이지 않았지만 분양가에 대해선 마뜩하지 않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교통요충지인 진천 산수산업단지의 분양가가 평당 52만원이고 충주기업도시는 40만원대라는 점을 내세워 최대 50만원대 초반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비록 높은 분양가는 아니지만 주변 다른 개발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땅값이 이번 1차 공모의 발목을 잡은 꼴이 됐다.
◆개발 계획 수정 불가피할 듯
1차 공모가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향후 충주 에코폴리스 개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충북경자구역청은 이 계획안을 만든 후 전문가들의 의견을 민자유치 재공모에 들어갈 계획이다.
충북경자구역청은 이번 공모에서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경제자유구역의 취지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주변지역 포함, 일부 구역 축소 등 개발 범위, 개발방향 등에 대해 당초 개발계획과는 다른 사업내용의 변경제안도 가능하도록 민간사업자의 재량을 확대했다.
따라서 2차 공모 때는 이 재량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혜논란’ 위험도 있지만 개발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감수해야 할 판이다.
KTX오송역세권 개발사업에 이어 이 충주 에코폴리스 개발사업마저 무산되면 충북도가 받게 될 타격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충주 에코폴리스 개발사업 표류가 장기화될 경우 이시종 도지사에게 상당히 큰 악재로 작용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충북경자구역청의 다른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부동산경기 침체 등을 감안하면 성공을 낙관하기는 어렵지만 다각도의 해결책을 모색하면 못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