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담배를 생산하던 옛 모습은 사라지고 새로움으로 거듭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장 모습. | |
세계 최초의 거버넌스형 비엔날레를 가치로 내세운 이번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역대 어느 비엔날레보다 큰 질적 성장을 이루면서 전 세계 공예인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첫 공동감독제를 채택하면서 여성 감독과 외국인 감독이 첫 선을 보인 이번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기대만큼 풍족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으로의 거듭남
담배를 생산하면서 청주 산업의 근간을 이뤘던 옛 연초제조창의 익숙함은 이번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계기로 이제 완벽한 새로움의 가치로 자리잡았다.
지난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로 공예비엔날레가 치러지면서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명실상부한 세계 공예의 허브로 떠올랐다.
기존의 낡은 공장 시설을 그대로 사용한 전시 공간은 건물의 규모와 역사적 보존가치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높은 천정과 별도로 분리된 공간에 할애된 작가별, 작품별 전시분류체계는 전 세계 공예인의 부러움을 한껏 받기에 충분했다.
◆철저한 기획, 역사적 연속성의 유지
지난 1999년 처음 시작된 이후 7차례나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던 1인 총감독제도를 공동감독 체제로 변화를 시도한 것은 이번 비엔날레에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일이다.
총감독 1인의 외부 역량에 의지해 왔던 전시 연출 기획을 조직위원회 사무국 직원들 스스로 당당하게 맡으면서 비롯된 변화의 시작은 그동안 매회 거듭되면서 지적돼 왔던 역사성 연속성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한 혼신의 노력이었다.
지난해 6월부터 본격 기획회의에 나선 조직위 사무국은 우선 기존 미술전공 직원들을 중심으로 학예실을 구성해 공예비엔날레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활동에 돌입했다.
◆시민과 함께, 거버넌스형 비엔날레로 승화
이번 비엔날레는 역대 최고 수준의 전시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전혀 인색하지 않다.
작가 수를 제한적으로 엄선해 작가 연대기적 기법의 전시를 통해 작가의 작품세계를 심도 있게 조명한 기획전1은 공예의 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제시하면서 예술적 지평을 아낌없이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데일 치훌리를 비롯해 조안나 바스콘셀로스, 케이트 맥과이어, 주락경, 장소위, 루빈창, 루빈 등 이미 세계적 명성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들이 대거 선보였다는 점은 이번 비엔날레가 새롭게 제시한 이정표로 삼을 만하다.
첫 번 째로 마련된 1회 청주국제아트페어는 기간 동안 열흘씩 4차례나 작품을 교체하면서 수준 높은 전시 판매의 장을 열었다.
경기부진으로 인해 미술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임에도 4억원 이상의 작품판매를 이끌어 내는 등 기염을 토하는 동시에 비엔날레를 미술 전반으로 영역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핀란드와 이탈리아·중국·일본 등이 참여한 국제산업관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거리마켓도 공예상품의 열린 시장 역할을 하면서 공예인들에게 큰 용기를 불어 넣는 계기가 됐다.
역대 최고 수준의 비엔날레로 평가받고 있는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로 인해 이제 옛 연초제조창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청주를 글로벌 문화 예술 클러스터 중심지로 부각시키는 든든한 초석을 마련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도 비엔날레를 통해 역사적 연속성과 안정적이고 항구적인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비엔날레조직위원회 사무국의 전문적 독립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한범덕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은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청주가 글로벌 공예의 중심지로서의 위상이 확고해 졌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수준 높은 전시행사가 진행됐다”며 “행사의 성공을 위해 하나가 돼준 시민 모두가 함께 얻어 낸 성공과 찬사를 앞으로도 더욱 커다란 성장을 통해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