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충북지사 이기용 예비후보(전 충북도교육감)가 25일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이로써 윤진식(충주) 국회의원,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안재헌 전 여성부 차관의 3파전으로 경선구도가 좁혀진 가운데 ‘이기용 지지층’ 흡수가 또다른 관건으로 떠올랐다.
이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강상의 문제로 후보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충북도교육감에서 물러나고 새누리당에 입당하며 충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지 20일 만의 퇴진이다.
그는 최근 건강에 이상을 느껴 지난 24일 서울의 모 병원을 찾았고, 그 자리에서 대장암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0년 전쯤 대장암 수술을 받았으나 최근 재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1달 동안 40여년간 몸 담았던 교육계에서의 퇴진, 정치권 입문, 치열한 경선 경쟁과 지지율 상승에 대한 스트레스도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예비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직 도민만을 바라보고 꿈이 이루어지는 충북, 위대한 충북을 위해 봉사하는 길이 저의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렇지만 건강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건강은 타고났다고 자신했지만 선거운동이 진행되면서 한계를 느꼈다”며 “정신적 피로감에 육체적 피로까지 겹쳐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도 했다.
그는 “제가 부족한 탓에 도민 여러분의 열망을 꽃피우지 못하고 여기서 물러나지만 저의 꿈은 남은 후보들이 이어갈 것”이라며 “지금까지 저와 함께 해주신 캠프 동료들, 바쁜 일 마다 않고 달려와 헌신해 준 지인들과 친구들,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고마웠고 정말 미안하다”고 마무리 했다.
건강상 문제 외에 다른 이유는 없냐는 질문에 이대원 선대본부장은 “전혀 없다”며 “주치의가 ‘이대로 무리가 계속되면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을 하자 가족회의를 통해 사퇴 결정을 내리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예비후보가 스스로 후보직에서 물러나면서 새누리당 충북지사 후보 경선도 새 판 짜기가 불가피해졌다.
지역에서는 윤진식·이기용을 ‘2강’으로, 서규용·안재헌을 ‘2약’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24일 청주KBS가 발표한 충북지사 후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확인됐다. 민주당 이시종 현 지사가 35.7%로 1위를 달린 가운데 윤 의원이 14.8%, 이기용 전 교육감이 14.7%, 서규용 전 장관 4.5%, 안재헌 전 차관 3.3%로 나타났다.
윤 의원을 0.1% 차이로 추격하던 이기용 전 교육감이 후보직에서 물러나면서 기존 지지층이 어느 후보로 향할지도 관심이다.
이기용 전 교육감의 탄탄한 지지층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후보로 쏠리지 않고 ‘유동층’으로 남을 확률도 적지 않다.
앞으로 새누리 경선 후보들은 이 교육감의 지지층을 흡수, ‘대세론’을 굳히기 위해 치열한 물밑접촉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