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편이 문화 소외지역인 지방 소도시에 영화관을 건립하게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전남 고흥군은 군에서 대부분의 분량을 촬영한 영화 ‘순정’(감독 이은희)의 개봉(24일)에 맞춰 오는 22일 영화관(사진)을 개관한다. 고흥문화회관 내에 건립된 이 영화관은 89석 규모로, 총 11억5000만 원의 건립비가 투입됐다. 이중 5억 원은 국비 지원을 받았으며 1억5000만 원은 전남도 ‘작은 영화관 프로젝트 지원금’으로 충당했고, 나머지 5억 원은 군비를 썼다. 군 관계자는 “군에 하나 있던 극장이 1990년대 초에 문을 닫은 후 20여 년 만에 다시 영화관을 개관하게 됐다”며 “군에서 직접 극장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순정’은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과 고향 친구들 간의 끈끈한 우정을 그린 영화로, 라디오 DJ에게 전해진 사연을 통해 오래 전 헤어진 친구들이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룹 엑소 멤버 도경수를 비롯해 김소현, 연준석, 이다윗 등 젊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으며 박용우, 이범수, 김지호, 박해준 등 성인 배우들도 출연한다. 자연 경관이 아름다워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리는 고흥군에서 여러 영화가 촬영됐지만 대부분의 분량을 이곳에서 찍은 건 ‘순정’이 처음이다. 이 영화 제작사인 주피터필름의 주필호 대표가 고흥군 출신으로, 주 대표는 군의 지원을 받아 도양읍 득량도, 남양면 중산마을, 영남면 남열리 등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군은 촬영 장소 안내를 비롯해 보조 출연자 모집, 섬 촬영을 위한 행정선 운행, 배우들의 사투리 교정 등 다양한 행정 지원을 펼쳤다. 또 박병종 고흥군수가 이 영화에 우정 출연하기도 했다. 박 군수는 “그동안 군민들이 영화를 보려면 순천까지 가야 했는데 이번 영화관 개관을 통해 군민들의 문화향유권이 확대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