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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 경고그림 부착 의무화된 지 2개월
  • 장은숙
  • 등록 2017-02-23 10:13:53
  • 수정 2017-02-23 14: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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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중에 경고그림 없는 담배 판매 부지기수



22일 서울 종로구 한 편의점 계산대 뒤에는 100종이 넘는 형형색색의 담배가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이 중 경고그림이 붙어있는 담배는 30여 종뿐. 편의점 주인 김모 씨(40)는 “비인기 담배일수록 경고그림 없는 담배 재고가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담뱃갑 경고그림 부착이 의무화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시중에는 여전히 경고그림이 없는 담배가 부지기수로 팔리고 있다. 경고그림이 흡연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지난달 담배 판매량은 오히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둘러본 서울 도심 일대 편의점 20곳 중 8곳은 경고그림이 없는 담배가 절반 이상이었다. 광화문, 여의도, 강남역, 홍대입구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편의점에는 경고그림이 붙어있는 담배가 비교적 많았지만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경고그림이 없는 담배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심지어 정부세종청사 내 매점에도 경고그림 없는 담배가 절반 이상이었다. ‘에쎄’(KT&G) ‘던힐’(BAT코리아) 등 인기 있는 담배는 그나마 경고그림이 붙은 담배가 많았지만 일부 비인기 담배는 경고그림이 있는 제품 자체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유는 지난해 12월 23일 담뱃갑 경고그림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제조된 담배 물량이 아직 소진되지 않은 탓이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중순이면 경고그림이 붙은 담배가 본격적으로 유통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중 모든 담배가 경고그림이 있는 담배로 대체되기까지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복지부가 지난해 10월 조사한 결과 공장에서 제조된 담배가 판매되기까지 짧게는 8일, 길게는 483일이나 걸렸다.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은 경고그림이 붙어있는 담배는 거꾸로 뒤집어 진열해 놓았다. 편의점 주인 최모 씨(56)은 “손님은 물론이고 나조차도 경고그림을 보는 게 불편해 담배를 뒤집어 진열했다”며 “담배회사에서 경고그림을 가리는 진열대가 나온다는 소문이 있던데 하루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경고그림을 가려서 판매 하더라도 처벌할 근거가 없다. 김승희 새누리당 의원 등이 이런 행위를 처벌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통과될 때까지 법적 공백이 불가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담뱃갑 경고그림이 실제 흡연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에 따르면 경고그림을 도입한 해외에서는 흡연율이 평균 4.5%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달 담배 판매량은 2억8000만 갑으로 지난해 1월(2억6700만 갑)보다 오히려 4.9% 늘었다.


담배 관련 통계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김우중 출자관리과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경고그림 담배가 풀려 아직 그 효과를 따지기엔 이르다”며 “지난달 담배 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한 만큼 2, 3개월 뒤면 담배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병기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경고그림을 빼라’는 불만 민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건 그만큼 경고그림이 제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격 인상과 달리 경고그림은 흡연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라 그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성인보다는 청소년 흡연율과 새로 흡연하는 인구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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