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시급을 현재 시간당 6470원에서 2020년까지 1만원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주요 유통 ·외식업체들이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1민원 최저시급 정책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내수 경기를 살리고, 떨어진 노동권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정책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많은 유통 ·외식업계는 인건비 상승에 따른 수익악화를 걱정하며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비용 상승 요인이 너무 커 기업은 물론 편의점 점주, 자영업자 등 서민 가계까지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년 브랜드 아르바이트 선호도 조사에서 1, 2위에 오르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시급은 커피전문점업계에 기준이 된다. 현재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시급은 6600원이다. 국내 커피전문점업계 1위 업체의 시급이 현 시급보다 고작 2%가량 더 많은 수준인 것이다. 6600원인 시급을 3년 내 1만원까지 인상하려면 매년 평균 두자릿수 인상은 불가피하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곳과 비교해 시급이 많은 편"이라며 "특히 명절 상여와 상 ·하반기 성과급을 지급하고, 심야 및 휴일 근무에도 별도 수당을 지급하기 때문에 급여 수준이 다른 곳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기본 시급 수준을 감안하면 현재 중소 커피전문점이나 일반 커피 매장의 시급 수준이 어느정도인지는 감안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급 1만원 시대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업계 기준이 되는 이마트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마트 내 최저임금 근접 수준의 급여를 적용받는 무기계약 근로자는 약 1만8000명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주 40시간 근무 기준 이마트 무기계약직의 월 기본급은 64만9000원이며, 야근수당 등을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월 120만~128만원을 수령했다.
시급으로 환산할 경우 7500~8000원 수준이다. 차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마트가 1만원의 최저임금에 도달하기 위해 요구되는 3년간 평균 임금상승률은 7.7~10.1%다"면서 "지난해 기준 해당 근로자에 대한 급여가 7.7~10.1% 상승할 경우 213억~261억원의 비용이 추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용 추가분을 반영하면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0.1~0.2%포인트 감소하게 된다"며 "결론적으로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안이 대형마트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편의점업계도 걱정이 많다. 편의점은 최소 1명 정도의 아르바이트생이 24시간 필요하다.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3500원 가량 인상된다고 보면 하루에 10만원 가량, 한달이면 300만원 정도의 임금이 더 발생한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 점주는 상품 판매로 얻은 이익을 계약에 따라 먼저 배분한 후 점주가 인건비 등을 지급하고 자기 수입을 가져가는 구조여서 인건비 상승분은 대부분 점주들이 부담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국내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2년 4580원에서 2017년 6470원까지 5년간 연평균 7.2% 상승했다. 시간당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현 수준에서 매년 15.6%의 상승이 이뤄져야 한다.
한편 노동계는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시행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지금 당장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만원행동)은 최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지금 당장 촛불행동'을 개최해 '지금 당장' 최저임금을 1만원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