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하고 회피했다 : 세월호 책임 주체들'은 세월호특조위가 강제 종료된 뒤 민간인 신분으로 조사 활동을 계속한 조사관들 31명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세월호특조위 조사관 모임은 이 책 『외면하고 회피했다』에서‘참사 당일 정부 대응 체계 정리’를 기초로 세월호 참사 당시 책임 주체들 그리고 책임의 계보를 들춰낸다.
저자들은 "세월호 참사 그날 누구도 지휘하지 않았다"면서 초기 구조에서 해경 지휘부가 적극적인 확인 조치를 하지 않은 탓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TRS에서 전개되는 상황을 듣기만 하고, 퇴선 준비 같은 구체적 상황을 적극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
진도VTS에게 맡기고, 목포서에 맡기고, 세월호 선장한테 맡기고, 123정장에게 맡겨두면, 다들 알아서 잘할 것이라는 생각에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상황 전파가 지체돼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얘기다.
컨트롤 타워의 주체들인 대통령과 장관, 해경 지휘부, 관료 들의 무능하고 어이없는 행태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한다.
참사 당일 관련 공무원들이 각자의 부서에서 수많은 업무를 수행했다고 했지만, 사실 그 일은 상부 기관이나 상급자를 위한 정보 수집과 보고 활동에 지나지 않았다.
‘국민의 안전 불감증’이 재난을 부른 것이 아니다. 탈출하지 못한 친구를 찾으러 다시 배 안에 들어간 학생의 책임감이 참사 당일 정부 기관이나 관료들에게는 부재했기에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구조 기관들은 참사 당일 ‘내 관할, 내 소관’이 아니라는 이류로 자신들은 몸을 빼면서 다른 곳에 책임을 떠넘겼다. 참사 당일 승객들의 신고 전화가 정부 각 기관으로 넘어가면서 사실이 축소되고 왜곡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세월호특조위 조사관 모임 지음 | 북콤마 | 12,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