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 두 차례 시험발사에 이어 이젠 심지어 수소탄을 실어 쏠 수도 있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미국발 '8월위기설'이 잦아들기는커녕, 한반도는 격랑 속에 빠지게 됐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의지에서 장착용 수소탄 실험까지 일지를 살펴본다.
북한은 지난 해 "핵 전쟁위협에 대처한 우리의 첫 수소탄시험과 각이한 공격수단들의 시험발사, 핵탄두폭발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였으며 첨단무장장비연구개발사업이 활발해지고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른 것을 비롯하여 국방력 강화를 위한 경이적인 사변들이 다계단으로, 연발적으로 이룩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 7차대회에서 국방공업 강화를 강조하며, 핵무기의 소형화.다종화와 반항공 방어체계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핵을 당 대회 개최의 최고 성과이자 승리의 원천으로 간주하면서도 7차 당대회를 마치고 발표한 호소문을 통해 "주체적 핵무장력을 보다 질량적으로 강화"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 식의 위력한 주체무기들을 더 많이 개발생산하여 선군혁명의 병기창을 억척같이 다져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에 화답하듯,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2월 지대지중장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 시험발사, 3월 화성포병부대 탄도미사일 발사훈련, 대출력발동기 지상분출시험 등을 차례로 진행했다.
이어 5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시험발사, 5월 21일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 시험발사, 5월 29일 정밀조종유도체계(스커드 추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이 있었다.
특히, 7월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 시험발사, 28일 2차 시험발사를 단행했다. 1차 시험발사된 미사일은 최대고도 2천802km 상승, 933km를 39분간 비행했다. 2차 시험발사 당시에는 최대고도 3,724.9km, 거리 998km를 47분 12초간 미사일이 날아갔다.
북한이 주장한 지난해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발사 준비사업' 마감단계는 올해 '우리 식의 위력한 주체무기들을 더 많이 개발생산'하는 단계에 다다른 것.
급기야 미국발 예방전쟁 등 '8월 위기설'이 증폭되자, 북한은 공화국 정부성명,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 전략군 대변인 성명으로 강도를 높여가더니,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은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해 괌 포위사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물론, 고조된 한반도 정세는 8월 중순을 지나며 미국과 북한이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며 열을 식히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8월 21일부터 시작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군사연습은 다시 긴장을 높이는 상황이 됐다.
14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며,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더 지켜볼 것"이라고 한 말이 무색하게, 22일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현지지도하며 고체로켓엔진과 로켓 전투부첨두 증산을 강조했다.
그리고 결국, 29일 새벽 북한은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했다. 최고고도 550km, 비행거리 약 2천7백km로 일본 열도 상공을 날아갔다. 이 미사일은 '8월 위기설'을 넘어 '9월 위기설'로 이어지는 신호탄이 됐다.
북한 매체들은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찾아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새로 제작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이 공개됐다.
"핵탄 위력을 타격대상에 따라 수십kt급으로부터 수백kt급에 이르기까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우리의 수소탄은 거대한 살상 파괴력을 발휘할 뿐 아니라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전자기 펄스, electromagnetic pulse)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 전투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격적으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일 오전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열고, 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을 지시했다. 그리고 이날 낮 12시(평양시각) "이전에 비해 전례없이 큰 위력"으로 수소탄 실험, 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지난해 1월 수소탄 실험(4차 핵실험)에 비해 11.8배, 9월 5차 핵실험보다 5~6배로 추정되는 사상 최대 위력의 핵실험이었다. 북한이 '완전 성공'이라고 발표했듯, 당 7차대회에서 제시된 "국가핵무력완성의 완결단계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꾸준히 진행된 ICBM 개발은 단순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넘어 수소탄을 싣는 ICBM 개발이라는 현실을 맞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