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고용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등 5378명 직접 고용하라”
  • 김만석
  • 등록 2017-09-22 09:31:05

기사수정
  • “가맹점에 불법 파견” 첫 인정



정부가 파리바게뜨 가맹점 제빵기사들의 고용 형태를 불법 파견으로 결론짓고 본사가 이들 전원을 직접 고용하라고 명령했다. 근로감독 당국이 프랜차이즈 업계의 특수고용형태를 불법 파견으로 인정한 첫 사례여서 향후 치열한 법적 공방과 논란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전국 6개 지방고용노동청이 합동으로 벌인 파리바게뜨 본사, 가맹점, 협력업체 등 68곳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 불법 파견 혐의가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고용부는 제빵기사 4362명, 카페기사 1016명 등 5378명 전원을 본사가 직접 고용하라고 명령하고, 이들에게 지급되지 않은 연장수당 등 총 110억1700만 원을 즉시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파리바게뜨는 가맹점주가 본사로부터 소개받은 협력업체와 도급계약을 맺고, 협력업체 소속인 제빵, 카페기사들이 가맹점에서 일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계약상 본사와 기사는 아무런 법적 관계가 없다. 하지만 고용부는 본사가 기사에 대한 교육훈련은 물론이고 임금, 승진 등 노무 기준을 만들어 시행했을 뿐만 아니라 업무 지시까지 직접 내린 것으로 판단했다. 이 때문에 기사들의 ‘실질 사용주’는 협력업체가 아닌 본사라고 결론 내렸다. 


원청업체가 협력업체 근로자를 직접 지휘, 감독하면 실사용주로 인정돼 도급계약이 아닌 파견계약이 된다. 파리바게뜨는 겉으론 도급계약이지만 실제는 파견계약이고, 제빵업은 근로자 파견 금지 업종인 만큼 기사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 고용부의 판단이다. 고용부는 파리바게뜨가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불법 파견을 당국이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데다 업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처분이라도 비판이 커지고 있어 앞으로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 같다. 

 

파리바게뜨는 “프랜차이즈업 특성상 균일한 수준의 빵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교육과 지도 같은 업무지시가 필요하다”며 “가맹점주의 매출에 기여하는 제빵기사에 대해 본사에 책임을 물린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특히 협력업체는 본사 출신 임원들이 자기자본으로 설립한 별도 법인인데, 본사가 제빵기사를 파견했다고 간주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파리바게뜨는 정부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내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가맹계약법 적용을 받는 업계 특성상 그동안 고용형태를 제대로 구축하기 쉽지 않았다는 점을 정부가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논란의 근본책임은 정부와 국회에도 있다. 불법 파견 논란이 현대자동차 사내하도급과 이마트에 이어 프랜차이즈 업계로 확대된 데는 파견과 도급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파견과 도급의 구분을 법률로 명확히 해달라는 게 산업계의 오랜 요구”라며 “정부와 국회가 법 개정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이런 소모적 분쟁을 방치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파견과 도급의 기준을 명확히 하는 파견법 개정안을 19, 20대 국회에 모두 제출했지만 노동계 반대에 막혀 제대로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이번 파장은 제빵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제빵 프랜차이즈 2위 업체인 CJ푸드빌의 뚜레주르도 조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뚜레주르는 제빵기사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내리지 않고 근태 관리도 하지 않아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SPC는 “이번 결과가 프랜차이즈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매우 당혹스럽다”며 “모든 제빵기사의 직접고용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SPC는 “현재로서는 행정소송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법적 비화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경총 관계자는 “가맹점주 개개인이 자영업자이자 경영자인데, 본사 직원을 고용한다는 것은 프랜차이즈의 기본 원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면서 “이는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이며 이 같은 규제가 계속된다면 기업들은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를 직접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최대 1613억원)를 부과하고 형사입건할 방침이다. 


미지급 임금 지급 명령을 받은 파리바게뜨 협력업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협력업체 대표들은 이날 고용부를 항의 방문해 “본사가 직접 고용하면 우리는 당장 문을 닫아야 한다. 소중한 기업의 자산을 강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10∼30분 먼저 출근한 것까지 모두 임금으로 지급하라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하나님의 교회, ‘사랑의 헌혈’로 이웃에 소중한 생명나눔 실천 △ 헌혈릴레이 여수하나님의교회이웃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20년 넘게 헌혈에 솔선해온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 이하 하나님의 교회)가 6일 전남 여수에서 ‘전 세계 유월절사랑 생명사랑 제1737차 헌혈릴레이’를 개최해 혈액 수급난 해소를 도왔다. 하나님의 교회는 올해만도 전 ...
  2. [단독특종] 백동철 감독, 'UDT 우리 동네 특공대' 시놉시스 도용 의혹에 형사 고소! [뉴스21일간=김태인 ] 영화, 드라마계에 지적 재산권 보호에 대한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백동철 감독이 자신의 시나리오 '우리 동네 특공대'가 하이지음스튜디오 주식회사에 의해 도용되었다고 주장하며, 2025년 11월 5일 오후, 결국 안산 상록경찰서에 형사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이는 거대 자본에 맞서 개인 창작자의 권리를...
  3. 신정2동 새마을부녀회, 어려운 이웃에 사랑의 김치 지원 [뉴스21일간=김민근 ] 남구 신정2동 새마을부녀회(회장 주윤하)는 6일 신정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회원들이 손수 만든 김치를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는‘사랑의 김치 나누기’행사를 가졌다.      신정2동 새마을부녀회는 매년 사랑의 밑반찬 지원사업, 김치나누기 등의 사업을 하며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
  4. 울산드론순찰대, ‘나눔:ON 페스타’서 시민과 함께 드론 안전 체험 부스 운영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드론순찰대(대장 임용근)가 지난 2025년 11월 7일 울산문화공원에서 열린 『프로젝트 나눔:ON 페스타』에 참여하여 시민들을 위한 드론 안전 체험 부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했습니다.  울산광역시자원봉사센터가 주최한 ‘따뜻한 나눔이 켜지는 순간’ 주제의 『프로젝트 나눔:ON 페스타』 참여 , "하늘에서 지...
  5. 2025년 남구 소상공인의 날 기념행사 개최 [뉴스21일간=김민근 ]울산 남구(구청장 서동욱)는 지난 5일 저녁 울산보람컨벤션에서 남구 소상공인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 소상공인의 날’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남구 소상공인연합회(회장 박창준)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역경제의 주체로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자리를 지켜온 소상공인들을 응원하고 공동체 의식을 ...
  6. 울주군, KTX동대구역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캠페인 실시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산 울주군이 7일 KTX동대구역에서 이용객을 대상으로 울주군 고향사랑기부제와 지역 주요 관광지 홍보 캠페인을 실시했다.이날 캠페인에 참여한 울주군 행정지원국장 및 세무과 직원들은 동대구역 이용객에게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하고, 울주군 주요 관광지를 소개했다.또한 울주군은 다음달 13일까지 KTX동대구.
  7. 울산 동구 민간·가정어린이집 연합회 ‘보육인의 밤’행사 개최 동구청제공[뉴스21일간=임정훈]울산광역시 동구 민간·가정 어린이집 연합회(회장 서은원, 전수경)는 지난 11월 6일 오후 6시 HD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보육인의 밤’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울산 동구 민간·가정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보육 교직원의 사기를 진작하고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430여 명이 참석해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