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쌀 생산량이 1980년 이후 처음으로 400만t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쌀 소비 감소에 따른 재배면적 축소와 가뭄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쌀 예상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예상생산량은 395만5000t으로 지난해보다 5.8%(24만2000t)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10a당 쌀 생산량도 작년(539kg)보다 2.8% 줄어든 524kg이었다.
통계청 전망대로라면 1980년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쌀 수확량이 400만 t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쌀 생산량은 1969년 처음으로 400만 t을 넘어선 이래 1980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400만 t 이상을 기록해 왔다. 1980년은 7월 말 아침 최저기온이 15도에도 못 미칠 정도로 냉해가 심해 쌀 생산량이 355만 t에 그치는 등 흉년이었다.
올해 쌀 생산량 감소는 심각한 봄 가뭄과 장마 이후 잦은 비가 겹쳐 벼 낟알이 줄어든 탓이 크다. 통계청은 “모내기 시기였던 5, 6월에는 가뭄이 심했고 낟알이 생기는 7, 8월에는 비가 잦아 단위면적(10a)당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벼 재배면적이 줄어든 것도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벼 재배면적은 75만4716ha로 지난해(77만8734ha)보다 2만4018ha 감소했다.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논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논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면 소득을 보전하는 ‘쌀 생산조정제’가 내년에 시행될 경우 재배면적은 2년간 10만 ha가량 추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쌀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올해 수확기 쌀값은 지난해보다 오를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이달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kg에 15만892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3만4076원)보다 12.5%나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쌀값이 12만 원대로 떨어져 21년 만에 가격이 가장 낮았다.
정부는 최근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해 공공비축미 35만t과 추가 시장격리 물량 37만t 등 총 72만t의 쌀을 매입하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는 쌀 공급과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해 2019년까지 벼 재배면적을 10만ha(생산량 약 50만t) 감축한다는 계획이다.